“달콤함은 순간…오래 기억되는 글 써야죠”
광주일보 신춘문예 소설·시·동화 당선자 인터뷰
강애영 “이기호 선생 소설 읽으며 작품에 대한 열정 느껴”
강대선 “언어에 좀 더 집중해 새로운 세계 창조할 것”
이명선 “어린이 독자 웃고 울고 하면서 성장하는 동화 쓸 것”
2019년 01월 09일(수) 00:00

강애영

강대선






이명선






“예상치 못한 연락이 왔습니다. 당선 소식을 전하는 말을 들었지만 믿기지 않았어요. 무엇보다 오랜 문청 친구들이 진심으로 기뻐해줘서 눈물이 났죠.”(강애영 소설 당선자)

“전화에서 ‘광주일보’라는 말이 들렸을 때, 혹시 ‘당선 소식인가?’라는 기대가 들었습니다. 당시 식당에서 동료 선생님들과 식사를 하고 있었거든요. 당선이라는 말을 듣고 뭔가 홀린 뜻 꿈을 꾸는 기분이었습니다.”(강대선 시 당선자)

“믿기지 않아서 ‘정말 당선이 되었느냐’고 몇 번을 물었어요. 그러면서 당일 하루가 느린 화면으로 떠올랐습니다. 모든 생각이 당선 소식과 함께 정지된 화면이 되었죠.”(이명선 동화 당선자)



문청들에게 가장 절박한 무언가를 하나 꼽으라면 아마 신춘문예 당선일 것 같다. 신춘문예는 문학을 지망하는 이들에게는 하나의 통과의례와 같기 때문이다.

국내 신춘문예는 일제강점기인 1925년 동아일보에서 최초로 시작됐는데 당시 ‘임꺽정’의 작가 홍명희 편집국장 주도로 처음 생겼다. 거의 100년 가까이 시행되고 있는 신춘문예는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우리만의 문학 잔치이다.

2019 광주일보 신춘문예 부문별 당선자가 가려진 가운데 기자는 최근 강애영(소설), 강대선(시), 이명선(동화) 당선자들과 전화로 인터뷰를 했다.

이들로부터 당선 소감, 문학을 하게 된 계기, 향후 창작 계획 등 궁금한 이야기를 들었다.

강애영 당선자는 소감이 어떠냐는 물음에 “아침 일출을 바라보듯이 소설을 바라보며 살아왔다”면서 “달콤함이 짧은 순간이라는 것도 알지만 힘겨울 때마다 오늘을 되새기며 용기를 잃지 않겠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경계에 선 사람들을 연민의 눈으로 보고 싶고 무엇보다 세상에 태어나 어떤 뜻도 펼치지 못하고 그늘진 삶을 살다가 간 사람들의 이야기를 쓰고 싶다”고 덧붙였다.

강대선 당선자는 “딱히 어떤 시인이 되고 싶다는 욕심이 없었는데 요즘엔 욕심이 생겼다”면서도 “그것은 언어에 좀 더 집중해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고 싶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명선 당선자도 신춘문예 당선 작가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정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녀는 “어린이 마음을 이해해주는 동화작가가 되고 싶다”며 “어린이 독자가 많이 웃고 조금 울기도 하면서 성장하는 그런 동화를 쓰고 싶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그렇다면 이들은 어떻게 문학의 길로 들어서게 됐을까. 작가라면 누구에게나 있기 마련인 습작 시절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이후의 문학의 길이 결정된다.

“광주대 사회교육센터에서 이기호 선생님 수업을 들으면서 본격적으로 소설가의 꿈을 꾸었습니다. 그러나 석회성 건염으로 인한 통증이 적지 않았지만 글쓰기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았어요. 통증을 견디며 좌판을 두드리기가 고통스러웠지만 무형의 생각들을 유형의 문자로 쏟아내야 하는 과정을 포기하지 않았죠.”(강애영)

강대선 씨는 “초등학교 6학년 때 처음 시라고 하는 글을 지었는데 담임선생님이 잘 썼다고 격려를 해주셨다. 그러나 이후 까맣게 잊고 지내다 학교 교사가 된 이후로 문학에 대한 열정이 살아났다”며 “지금에서 생각해보면 딱히 공부 방법은 없고 좋은 시를 많이 읽고 많이 써보는 수밖에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초등학교에서 기초학습 전담강사로 근무하면서 틈틈이 동화를 쓰게 됐습니다. 누군가에게 지도를 받거나 습작 모임도 없이 혼자 썼는데 다소 무모한 면이 없지 않았죠. 제가 만난 아이들이 습작품을 읽어준 첫 번째의 독자이자 애독자였어요.”(이명선)

창작공부를 하는 동안에는 롤 모델로 삼고 싶은 문인이 있거나 좋아하는 작품이 있기 마련이다. 세 명의 당선자들에게도 그와 같은 질문을 던졌다.

강애영 씨는 ‘이방인’의 저자 카뮈를 좋아했고 결혼해서는 박완서 작가의 작품을 탐독했다. 습작기를 거치면서는 이기호 선생님의 소설을 읽으면서 작품을 쓰는 자세와 열정을 생각하게 됐다고 했다.

강대선 씨는 문태준, 신용목, 손택수, 하린, 박현덕 시인 등 동시대를 살고 있는 시인들의 시에 관심이 많다. 시론 중에서는 안도현 시인의 ‘가슴으로도 쓰고 손끝으로도 써라’를 읽었다고 한다.

“권정생 선생님의 작품을 좋아합니다. 생명의 고귀함과 약한 존재에 대하 사랑을 배우게 되기 때문입니다.”(이명선)

이명선 씨는 또한 “하이타니 겐지로의 작품들도 좋아한다”며 “인간에 대한 상냥함을 다룬 작품이 감동을 준다”고 설명했다.

세 당선자는 이제 ‘문학’이라는 길고 긴 출발선에 섰다. 누구나 아는 사실이지만 당선 자체로 문학인생이 끝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당선보다 이후가 힘들다는 것은 만고의 진리다. 새롭게 시작하는 이들의 작가 인생이 활짝 피기를 기대한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실시간 핫이슈

많이 본 뉴스

오피니언더보기

기사 목록

광주일보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