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성가에서 블루스, 록, 재즈, 힙합까지 가장 짧게 정리한 음악 이야기가 펼쳐진다.

‘어렵지만 가벼운 음악 이야기’의 지은이 마르틴 게크는 “음악을 지키고 발전시켜 나가는 것은 음악의 뿌리를 아는 것에서 시작한다”고 말한다. 작곡가 모데스트 무소륵스키는 친구인 화가 빅토르 하르트만의 전람회에 전시된 일부 그림들을 보고 ‘전람회의 그림’이라는 피아노곡을 만들었다. 지은이는 이처럼 수천 년 동안 이어진 음악사를 전람회에서 그림 고르듯이 간단명료하게 정리했다. 아프리카 부족의 음악풍습부터 그레고리오 성가, 오페라, 교향곡, 그리고 블루스, 록, 재즈, 힙합까지 장르별로 짚어보며 거대한 음악사를 짧게 훑는다.

음악가 집안에서 태어나 혹독하게 음악 훈련을 받았던 바흐, 말년에 귀가 멀어 아무 것도 들리지 않았음에도 지휘자 단상에 서서 미친 듯이 지휘했던 베토벤, 8명의 자녀를 낳고 기르며 파란만장한 인생을 살았던 클라라 슈만, 17번이나 이사를 다니며 혼란에 가득 찬 일생을 보낸 슈베르트 등 거장들의 이야기가 생생하게 담겼다. 책은 음악가들의 삶을 통해 당시의 시대 상황을 이해하고 그들의 사상과 철학을 바탕으로 한 예술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도록 했다. 또 음악가의 작품과 작품이 당대에 미친 영향력까지 책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리스트는 자신의 피아노곡을 통해 연주 기교와 시적인 내용을 결합하는 데 성공했다. 리스트는 음악 공연에 대해 한탄하기도 했다. “명연주자의 직업에서 이건 얼마나 어리석은 필수 조건이란 말인가. 똑같은 연주를 이렇게 끊임없이 되새김질해야 하다니. 대체 언제쯤 마왕의 말을 타지 않아도 되는지 알 수가 없구나….” <재승출판·1만4000원>

/백희준 기자 bhj@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