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가 신년 내우외환(內憂外患)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 회사 내부에서는 영업오더(주문) 축소로 인해 공장 가동을 멈추고 유휴 인력을 재배치하는 등 내년에 필요한 자구 계획안을 제시했다가 노조 반발을 불러오고 있다. 여기에다 경기침체와 불투명한 대외 환경 등도 개선될 조짐을 보이지 않아 계획했던 공장가동률이나 중장기 판매계획 달성을 낙관하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18일 금호타이어 노조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 13일부터 진행중인 노동조합과의 단체협상 본교섭에서 내년에도 공장가동률 정상화가 진행되지 못하는 데 따라 330명 가량의 생산직 유휴 인력이 발생할 것으로 노조측에 전했다. 회사측은 내년 공장가동률을 82% 선으로 예측하고 있다. 지난 2017년 공장 가동률(93%)에 턱없이 못 미치는 수준이라는 점에서 향후 정상화까지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그나마 국내외 자동차 업계의 실적 부진 여파가 고스란히 타이어업계 영업 실적에 반영되고 있는데다, 미·중 무역전쟁, 유럽 영업망 붕괴 등 불투명한 대외 환경도 예측 불허라 계획대로 이뤄질 지 미지수다.

올 9월까지 가동률도 77.5%에 불과하고 올해 전체 가동률이 78% 수준에 머물 것으로 회사측은 예상하고 있다.

사측은 이러한 점을 들어 경영정상화를 위해서라도 인력 재배치나 올해와 같은 공장 휴무 일정 수립 등이 내년에도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지만 노조의 반발이 거세다.

회사측은 신차용 타이어 주문량 및 유럽 영업실적 감소 등을 감안, 평택공장의 경우 최장 101일, 곡성공장 내 승용차 타이어(PCR) 생산라인은 60일, 광주공장 44일의 휴무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노조측에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는 ‘무능한 경영능력과 경제현실을 핑계 삼아 다시 고통분담을 요구하고 있다’며 반발하는 분위기다.

노조는 즉각 ‘더블스타와 사측 경영진은 조합원들의 고통에 대한 비전과 노조 요구안에 대한 답볍 없이 또다시 제 2의 자구안을 담아 고통분담을 요구하고 있다’는 취지의 반발 성명서를 냈다.

노조측은 “월별 해외영업 판매단가가 생산 단가보다 낮았던 사례가 적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하면 무사안일한 경영 행태로 인한 책임을 직원들에게 떠넘기는 식”이라고 반발했다.

노조는 또 “제 2의 자구안이나 다름없는 사측 제시안을 단호하게 거부한다”며 “미래비전이 담긴 희망적 안을 회사와 더블스타가 제시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더 나아가 현재 공석인 대표이사 선임과 관련, “회사를 살리는 경영정상화에 대한 약속과 명확한 대안을 제시하는 대표이사가 필요하다”는 입장도 내놓았다.

사측은 앞서 경영정상화를 위한 사업계획을 설명하는 자리에서 ‘제값 받기를 통한 흑자 실현’을 내년 영업 목표로 내걸고 매출액 5.1% 증가, 매출량 5.8% 증가 등을 제시한 바 있다.

한편, 금호타이어는 지난 2월 이후 10개월 만에 또다시 시행한 생산직 근로자 희망퇴직에 30여명이 신청했다고 밝혔다.

/김지을 기자 dok2000@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