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역 초·중·고교와 교육청 산하기관의 계약직 직원 채용이 교육공무원법 등 관련 법규를 무시한 채 진행된 것으로 드러났다.

심지어 일부 채용 전형에서는 고득점자가 탈락하고 최하위 득점자가 선발되는가 하면, 채용공고나 심사 없이 마구 선발하는 경우마저 있었다. 채용과정에서 당락이 바뀌고, 법률에서 정한 절차도 생략된 채 진행된 채용에 대해 시교육청은 단순 경고나 주의에 그쳐 채용비리 근절 의지가 없다는 지적이다.

광주시교육청은 18일 ‘2013~2018년 광주 초중고 감사결과’를 발표했다.

감사결과에 따르면 광주 호남삼육고는 2010~2013년 4년 동안 기간제 교사 10명을 선발하면서 채용공고, 전형위원회 구성, 심사 등의 절차를 모두 생략하고 임의로 뽑은 것으로 밝혀졌다.

시교육청 산하기관인 광주중앙도서관은 올해 행정실무사(초단시간근로자) 6명을 뽑으면서, 면접전형에 대한 구체적 기준을 명시하지 않고 지원자 21명 전체를 면접했다. 그 결과 서류전형(만점 40점) 최하위자로 분류된 지원자 2명(13위 18점, 14위 17점)이 면접전형(만점 60점)에서 58.2점을 얻어 각각 5, 6위로 채용됐다. 서류전형에서 27점을 받은 상대적 고득점자 2명은 면접에서 각각 41.4점, 40.4점을 받고 탈락했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 감사관실은 “면접문항이 고도의 전문성을 요하지 않았는데도 합격자 면접점수와 탈락자 면접점수 차이가 크다. 면접 진행 방식 역시 공정성을 확보하지 못했다”며 경고조치했다.

금구초등학교는 지난 2011년 기간제 교사 채용과정에서 서류심사나 면접심사 없이 5명을 뽑은 사실이 드러나 주의조치 받았다. 문산초 역시 지난 2010년 기간제 교사 채용을 하면서 서류 및 면접심사를 생략하고 7명을 채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학교 측은 절차 미준수 지적에 “지원자가 각각 1명밖에 없었다. 공고를 거치면 수업 결손이 발생할 우려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사립학교인 동아여고는 기간제 교사 채용과정에서 ‘이사장 추천자’에게 가산점을 줬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학교는 지난 2011~2012년 수학·미술 기간제 교사를 각각 1명씩 선발하면서 ‘이사장 추천을 받은 지원자에게 서류심사에서 25점을 준다’는 근거 없는 내부 규정을 적용했다. 그 결과 이사장 추천 점수가 없었더라면 탈락했을 지원자 2명이 모두 최고점수로 서류전형을 통과했고, 2차 실기 면접에서도 최고점수를 얻어 최종합격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과정에서 이 같은 문제점이 확인됐는데도 시교육청은 업무 관련자 1명에게 경고조치하는 데 그쳤다.

금파공고는 지난 2014년 조리종사원 채용과정을 지적받았다. 결원으로 1명을 새로 뽑으면서 서류접수자 11명 가운데 참석자 10명을 대상으로 면접을 했다. 그런데 1순위자(355점)는 탈락시키고 2순위자(345점)를 뽑은 사실이 드러나 경고조치 받은 것이다.

충장중은 지난 2011년 전문상담 인턴교사 채용과정에서 1순위 자격증 소지자는 탈락시키고 5순위 자격증 소지자를 뽑은 사실이 드러나 주의조치 받았다. 비아중의 경우 지난 2013년 회계직원 채용을 하면서 공개전형을 하지 않고 임의로 직원을 채용한 사실을 지적받았다.

/김형호 기자 kh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