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장현 4억5천만원’ 건설사 회장·은행 2곳서 조달
2018년 12월 17일(월) 00:00 가가
윤장현 전 광주시장이 ‘가짜 권양숙’에게 뜯긴 4억5000만원의 출처가 확인됐다. 윤 전 시장은 은행 2곳에서 3억5000만원을 신용대출 받았고, 나머지 1억원은 M건설㈜ P대표이사 회장으로부터 빌렸다.
16일 전남지방경찰청과 광주지검, 은행·건설업계 등의 말을 종합하면 ‘권양숙 여사’ 사칭범 김모(여·50·구속)씨는 지난해 12월 21일 윤 전 시장에게 ‘권양숙이다. 딸 비즈니스 문제로 5억원이 급하게 필요하게 됐다. 빌려주면 곧 갚겠다’라는 내용의 첫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이들은 이후 수차례 통화 및 문자메시지를 주고 받았다.
이후 윤 시장은 지난해 12월 26일 모 은행에서 2억원을 대출받아 본인명의로 김씨가 알려준 계좌에 이체했다.
같은 달 29일에는 P회장으로부터 빌린 현금 1억원을 자신의 비서에게 지시해 비서명의로 무통장 입금했다. 이어 올 1월 5일과 1월 31일에 앞서 2억원을 대출받은 은행 등 시중은행 두 곳에서 각각 5000만원과 1억원을 대출받아 본인명의로 송금했다. 윤 시장이 보낸 돈은 모두 김씨 어머니 계좌로 입금됐다.
검찰은 최근 P회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1억원을 빌려준 경위 등에 대해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P회장은 “윤 전 시장이 급히 쓸 돈이 있다고 해 1억원을 빌려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시장도 앞선 검찰조사에서 “평소 친분이 있는 지인에게 1억원을 빌렸다”고 진술했다. 이들 사이에 채권·채무관계를 입증하는 차용증은 없었으며, 이자도 주고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시장은 또 공직자 재산공개 제도에 따른 신고내역(지난 3월 기준)에도 P회장에게 빌린 1억원을 포함하지 않았다.
검찰도 일단 윤 전 시장과 P회장의 진술에 따라 1억원을 개인간 구두계약을 통한 단순채무로 보고 수사를 진행중이다.
P회장은 지난 6일 광주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윤 전 시장에게)연락을 받은 적도, 돈을 준 사실도 없다”고 부인했으나, 이날 통화에선 ‘윤 전 시장에게 1억원을 빌려준 사실’을 묻는 질문에 “네, 네, 다음에 만나서 얘기합시다”라고 말한 뒤 전화를 끊었다.
법조계 안팎에선 윤 전 시장이 돈을 빌린 시점이 시장 재직시였다는 점에서 업무상 연관성이나 대가성이 드러날 경우 처벌 대상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선 업무상 연관성 부분이다. 당시 M건설이 광주시와 관련한 사업을 진행했다면 업무상 연관성 부분이 인정돼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이른바 ‘김영란법’이 적용될 수 있다. 이 법이 적용되면 공직자인 윤 전 시장만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또 빌린 1억원도 부당이득으로 인정돼 국고로 환수된다. 다만 건설업자인 P회장은 공직자 등의 직무 관련한 이 법의 적용대상자가 아닌 탓에 제재대상에서 제외된다. 즉 이 법으로는 처벌을 받지 않는다.
하지만, 업무상 연관성에 이어 대가성 부분이 드러나면 ‘뇌물죄’를 적용받게 되는 등 상황이 복잡해 진다. 형법 제129조에 따라 뇌물죄가 성립되기 위해서는 직무관련성과 대가성이라는 구성요건이 충족돼야하는 데, 대가성 여부는 향후 검찰수사에서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일단 건설업자와 윤 전 시장이 개인적 친분에 의한 채권 채무관계라고 주장한다면 대가성을 입증하긴 쉽지 않아 보인다.
법원도 대가성 인정 부분에 대해선 신중하고 보수적으로 판단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게 법조계의 일반적인 의견이다. 다만 검찰수사 과정에서 둘 사이에 대가성을 입증할 수 있는 증거가 발견돼 뇌물죄가 성립된다면 1억원은 몰수되며, 몰수가 불가능할 경우에는 다른 재산을 추징당하게 된다.
특히 이 경우 ‘특정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2조(뇌물죄의 가중처벌) 제1항 제1호 수뢰액이 1억원 이상인 경우에 해당돼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에 처해질 수 있다. 또 벌금으로 수뢰액의 2배 이상 5배 이하의 벌금도 부과된다.
검찰은 이와 함께 윤 전 시장의 은행대출과 관련해서도 적정성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다. 검찰은 지난 13일 해당은행에서 관련 자료를 넘겨받아 업무상배임과 직권남용 등에 대해 조사 중이다. 현직시장이 대출자격이 안되는데도 어떤 힘을 행사해 대출을 받았다면 직권남용 등의 혐의가, 은행 담당자는 업무상배임 혐의 등이 적용될 수 있다.
다만 일부 은행권에선 현직시장으로 의료면허까지 있는 윤 전 시장의 경우엔 별다른 채무 등이 없는 한 수억원의 신용대출이 가능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검찰 관계자는 “지난주까진 6·13 지방선거 사범 공소시효 만료일(12월 13일)을 앞두고 윤 전 시장의 공직선거법 위반 여부를 입증하는 데 집중해 왔다”면서 “부정채용과 관련한 직권남용·업무방해 등에 대한 보강수사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박진표 기자 lucky@kwangju.co.kr
/김용희 기자 kimyh@kwangju.co.kr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16일 전남지방경찰청과 광주지검, 은행·건설업계 등의 말을 종합하면 ‘권양숙 여사’ 사칭범 김모(여·50·구속)씨는 지난해 12월 21일 윤 전 시장에게 ‘권양숙이다. 딸 비즈니스 문제로 5억원이 급하게 필요하게 됐다. 빌려주면 곧 갚겠다’라는 내용의 첫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이들은 이후 수차례 통화 및 문자메시지를 주고 받았다.
같은 달 29일에는 P회장으로부터 빌린 현금 1억원을 자신의 비서에게 지시해 비서명의로 무통장 입금했다. 이어 올 1월 5일과 1월 31일에 앞서 2억원을 대출받은 은행 등 시중은행 두 곳에서 각각 5000만원과 1억원을 대출받아 본인명의로 송금했다. 윤 시장이 보낸 돈은 모두 김씨 어머니 계좌로 입금됐다.
검찰은 최근 P회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1억원을 빌려준 경위 등에 대해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P회장은 지난 6일 광주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윤 전 시장에게)연락을 받은 적도, 돈을 준 사실도 없다”고 부인했으나, 이날 통화에선 ‘윤 전 시장에게 1억원을 빌려준 사실’을 묻는 질문에 “네, 네, 다음에 만나서 얘기합시다”라고 말한 뒤 전화를 끊었다.
법조계 안팎에선 윤 전 시장이 돈을 빌린 시점이 시장 재직시였다는 점에서 업무상 연관성이나 대가성이 드러날 경우 처벌 대상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선 업무상 연관성 부분이다. 당시 M건설이 광주시와 관련한 사업을 진행했다면 업무상 연관성 부분이 인정돼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이른바 ‘김영란법’이 적용될 수 있다. 이 법이 적용되면 공직자인 윤 전 시장만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또 빌린 1억원도 부당이득으로 인정돼 국고로 환수된다. 다만 건설업자인 P회장은 공직자 등의 직무 관련한 이 법의 적용대상자가 아닌 탓에 제재대상에서 제외된다. 즉 이 법으로는 처벌을 받지 않는다.
하지만, 업무상 연관성에 이어 대가성 부분이 드러나면 ‘뇌물죄’를 적용받게 되는 등 상황이 복잡해 진다. 형법 제129조에 따라 뇌물죄가 성립되기 위해서는 직무관련성과 대가성이라는 구성요건이 충족돼야하는 데, 대가성 여부는 향후 검찰수사에서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일단 건설업자와 윤 전 시장이 개인적 친분에 의한 채권 채무관계라고 주장한다면 대가성을 입증하긴 쉽지 않아 보인다.
법원도 대가성 인정 부분에 대해선 신중하고 보수적으로 판단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게 법조계의 일반적인 의견이다. 다만 검찰수사 과정에서 둘 사이에 대가성을 입증할 수 있는 증거가 발견돼 뇌물죄가 성립된다면 1억원은 몰수되며, 몰수가 불가능할 경우에는 다른 재산을 추징당하게 된다.
특히 이 경우 ‘특정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2조(뇌물죄의 가중처벌) 제1항 제1호 수뢰액이 1억원 이상인 경우에 해당돼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에 처해질 수 있다. 또 벌금으로 수뢰액의 2배 이상 5배 이하의 벌금도 부과된다.
검찰은 이와 함께 윤 전 시장의 은행대출과 관련해서도 적정성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다. 검찰은 지난 13일 해당은행에서 관련 자료를 넘겨받아 업무상배임과 직권남용 등에 대해 조사 중이다. 현직시장이 대출자격이 안되는데도 어떤 힘을 행사해 대출을 받았다면 직권남용 등의 혐의가, 은행 담당자는 업무상배임 혐의 등이 적용될 수 있다.
다만 일부 은행권에선 현직시장으로 의료면허까지 있는 윤 전 시장의 경우엔 별다른 채무 등이 없는 한 수억원의 신용대출이 가능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검찰 관계자는 “지난주까진 6·13 지방선거 사범 공소시효 만료일(12월 13일)을 앞두고 윤 전 시장의 공직선거법 위반 여부를 입증하는 데 집중해 왔다”면서 “부정채용과 관련한 직권남용·업무방해 등에 대한 보강수사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박진표 기자 lucky@kwangju.co.kr
/김용희 기자 kimyh@kwangju.co.kr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