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가 경영 정상화를 위한 ‘새판짜기’를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대표이사와 부사장을 비롯, 10명의 임원을 교체하는 인사를 단행한 데 이어 생산직 사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도 받기로 했다. 내년 사업계획이 나오고 팀장급에 대한 후속 인사도 이번 주 예정되면서 경쟁력 강화를 위한 체질 개선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하지만 후임 대표이사 인사를 앞두고 ‘올드보이의 귀환’이라는 말이 흘러나오고 있어 경쟁력 강화를 위한 새로운 전문경영인 영입 등 혁신과 변화에 소극적인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희망퇴직·임원 교체, 체질 개선에 속도낼까=금호타이어는 10일부터 오는 14일까지 생산직 전 사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고 공고했다. 희망퇴직은 경영 위기 상황인 지난 2월에도 실시했지만 중국 타이어기업인 더블스타를 새 주인으로 맞은 이후 처음이라는 점에서 악화일로의 경영 상황을 돌파하기 위한 수순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 희망퇴직자에게는 18년 이상 근속자의 경우 위로금 명목으로 18개월분의 임금을, 10년 미만 근속자에게는 10개월분의 임금을 지급한다. 또 정년까지 3년 이내 남았으면 6개월분의 임금을 지급하고 정년까지 8년 이상 남은 경우에는 최대 18개월분의 임금을 지급한다.

대표이사와 부사장, 8명의 임원을 교체하는 인사도 단행했다. 기존 김종호 대표이사는 지난 6일 이사회에서 물러났고 후임 대표이사가 선임될 때까지 전대진 부사장이 대표이사 직무대행을 맡기로 했다. 임원 8명도 새롭게 교체했다.

또 같은 날 퇴임한 중국 총괄 부사장 대신, 지난 2013년까지 금호타이어에 근무하면서 중국에서 법인장, 마케팅·물류담당을 맡았던 ‘중국통’ 인 조장수 전 금호타이어 전무를 중국본부장으로 영입했다.

하지만 내년이 새판의 설계도를 그리는 중요한 시기임에도 중국 본부장에 이어 후임 대표이사 인선을 앞두고 금호타이어에 몸담았던 ‘올드보이’들이 다시 거론되면서 회사에 활력을 불어넣기에는 미흡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앞서 노조는 더블스타로 인수된 이후 경영정상화가 미흡하다며 경영진 퇴진을 요구한 바 있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발굴하나=금호타이어는 12일 오전 사업설명회를 열고 노조를 상대로 내년도 사업계획을 설명할 예정이다. 이번 설명회는 지난달 19일 예정됐다가 불투명한 대외 환경으로 새해 청사진을 마련하지 못하면서 미뤄졌던 것으로, 경영정상화를 위한 대책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돼 주목되고 있다.

금호타이어 안팎에서는 최근 3분기 금호타이어의 영업 손실 폭이 전년도 같은 기간 대비 무려 161.6%, 전 분기에 비해 200.0%나 커졌다는 점에서 악화 일로인 경영상황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된다는 위기 의식이 감지되고 있다.

특히 노조를 중심으로 직원들 사이에서는 2분기만 해도 영업 손실 규모가 지난해 동기(506억7900만원) 대비 감소했다가 3분기에 실적 악화로 돌아선데다, 국내외 자동차 업계의 실적 부진 여파, 미·중 무역전쟁, 유럽 영업망 붕괴 등 대외 환경이 좋지 않은 만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고 악화된 해외 판매실적을 개선할 실질적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 어떤 새해 계획이 나올 지 관심사다.

/김지을 기자 dok2000@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