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임시국회 소집을 위한 정치권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하지만,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골자로 한 선거제 개혁이 최대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국회가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선거제 개혁에 사활을 건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 등 야 3당은 12월 임시회 소집이 필요하다고 일찌감치 밝혔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소집 필요성을 11일 공식화했다.

여기에 자유한국당의 새 원내대표가 이날 오후 선출되면서 12월 국회를 위한 여야 간 협상이 본궤도에 오를 전망이다.

12월 국회가 열리면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골자로 한 선거제 개혁이 최대 쟁점이 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야 3당은 선거제 개혁안이 도출될 때까지 국회 본회의장 앞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한국당 원내대표가 새로 선출된 만큼 조속히 당내 논의과정을 거친 후 임시국회를 통해 선거제 개혁을 합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평화당 정동영 대표도 청와대 앞 1인 시위를 이어가며 “이 역사적 기회를 놓치지 말고 반드시 임시국회를 열어서 정치개혁특위를 연장하고 선거제 개혁에 합의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거대 양당, 특히 민주당은 각성하고 임시국회에 나서 스스로 약속했던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 개혁에 즉각 합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 야 3당의 원내대표는 이날 문희상 국회의장을 만나 민주당·한국당이 다른 야당을 배제한 채 예산안을 처리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임시국회 소집을 요구했다.

이미 ‘20일 원포인트 본회의’ 등을 검토해온 민주당도 12월 국회 소집에 긍정적이다.

민주당은 ▲유치원 3법을 포함한 민생입법 ▲국회 정치개혁특위와 사법개혁특위 등 비상설 특위 연장 처리 ▲KTX 사고를 계기로 재난·안전 실태 점검 ▲김상환 대법관 후보자의 임명동의안 처리 등을 위해서라도 이번 임시국회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야 3당만큼 선거제 개혁 논의에 적극적이지는 않지만, 이미 ‘새해 예산안 처리 이후 선거제 개혁 논의’를 공언한 상태다.

한국당은 새 원내대표가 선출된 만큼 조만간 12월 국회에 대한 입장을 정리할 것으로 보인다. 예년처럼 임시국회를 여는 쪽으로 방향을 잡지 않겠냐는 관측이 우세하다.

다만, 여야 합의로 임시국회를 열더라도 야 3당이 농성을 풀어서 국회가 정상화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국회에서 이날까지 엿새째 단식 중인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는 “협상 끝날 때까지 몸을 바치겠다”고 공안한 바 있다. “어음이 아닌 현찰을 달라”고 비유했던 정의당 이정미 대표도 이날 의총에서 “국회 개혁과 연동형 비례대표 도입의 원칙이 합의될 때까지 이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평화당도 이날부터 소속 의원들이 번갈아 단식하는 ‘24시간 릴레이 단식’ 농성을 하기로 했다. 첫 순서는 장병완 원내대표였다.

야 3당은 또 이날 녹색당·민중당·노동당·우리미래 등 원외정당,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정치개혁공동행동과 함께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위한 압박에 나섰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이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수용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도 지난 선거제 개혁안 합의 불발의 책임을 한국당 탓이으로 돌려 향후 여야 협상에서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박지경 기자 jk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