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만 철새 도래지 주변 가금농장이 습지로 복원된다.

순천시는 최근 순천만 철새도래지 주변에 위치한 닭과 오리 등 가금농장 3개소를 포함한 인근 농경지를 습지보전법 제 8조에 따라 습지개선지역으로 지정했다.

습지개선지역은 기존 습지보호지역의 효율적인 보전과 관리를 위해 인위적인 관리를 통해 개선할 가치가 있는 지역을 말한다.

순천시는 앞서 농장주와 농민들의 의사에 따라 순천만 인접 동천하구(5394㎢, 2015년 환경부 지정) 습지보호지역 주변 교량동과 별량면 일원(26만8000㎡)을 습지개선지역으로 지정해 줄 것을 환경부에 신청했다.

이번 동천하구 인근 습지개선지역 지정은 여러모로 의미가 크다.

순천 람사르 습지도시 인증 후 농장주와 농민들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차단을 위해 주도적으로 나서 가금농장 철거 의사를 순천시에 밝혀 지정했다는 점에서다.

이에 따라 농장 철거를 희망한 농장주는 농장 철거에 따른 보상비를 받을 수 있게 됐다. 농장 철거를 희망한 농장은 조정운(65)씨 등 모두 3곳으로 면적은 1만1395㎡에 이른다.

습지 보전과 조류 인플루엔자 예방을 위해 주민이 먼저 농장 철거 의사를 밝히고 습지 복원을 요청한 사례는 매우 이례적이다.

시는 앞으로 습지의 훼손을 막고 상시적인 고병원성 AI 방역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국비를 확보, 이번에 지정된 동천하구 습지개선지역을 단계적으로 습지로 복원할 계획이다.

순천만관리센터 관계자는 “국내 주요 철새도래지에 가금농장과 시설하우스가 늘어나면서 새들의 먹이터가 사라지고 AI 전파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며 “가금농장의 고병원성 AI 발생을 줄이기 위해 야생조류와 가금농장의 경계관리 강화 및 자연 생태 보전 노력이 어느 때 보다도 중요한 시기이다”고 말했다.

순천시는 해마다 반복되는 고병원성 AI를 선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매년 10월부터 소독매트, 자외선소독기 설치, 현장예찰 강화, 탐방로 소독, 철새도래지 진입차단과 안내간판 설치 등 차단방역에 주력하고 있다.

또 지난달 일본 오키나와에서 열린 ‘2018 한국-중국-일본-호주간 철새양자회의’에 철새와 그 서식지 보전 우수 지자체로 초청됐으며, 전체회의에서 ‘순천의 철새 서식지 보전과 AI 관리 대책’을 발표해 국내외 조류 전문가들의 이목을 끌었다.

/순천=김은종 기자 ej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