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는 몇 차례에 걸친 기획 연재로, 광주시가 지난 2016년 맥쿼리와 체결한 ‘제2순환도로 1구간 변경 협약’을 둘러싼 의혹을 해부하고 있다. 광주시가 유리하게 진행되던 소송 중에 갑작스럽게 협상으로 전환한 배경이 의문스러운 데다 협상 결과 수백억 원대 합의금에 법인세까지 내주기로 해 재정 절감 규모가 당초 예상보다 크게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광주시는 자회사인 (주)광주순환도로투자를 통해 제2순환도로 1구간을 운영해 온 맥쿼리에 대해 지난 2011년 자본구조 원상회복 명령을 내렸다. 맥쿼리 측이 자본구조를 임의로 변경하고 고금리 차입금으로 막대한 이자 수익을 챙기는 바람에 재정 지원금이 급증해서다. 이에 불북한 맥쿼리가 소송을 제기했지만 광주시는 1심과 2심에서 승소했다.

그럼에도 시는 민선 6기 들어 협상을 병행키로 하고 2016년 맥쿼리와 변경 협약을 체결했다. 이 과정에서 시는 최소운영수입보장방식(MRG)을 폐지하는 대신 대안적 투자비보전방식(MCC)을 선택했지만 투자자조차 변경하지 않고 자본구조도 그대로였다. 특히 이 과정에서 광주시는 맥쿼리의 논리에 휘둘려 369억 원의 합의금을 내놓았고 (주)광주순환도로투자의 법인세 345억 원까지 내주기로 했다고 한다. 투자금 2341억 원에 대해서는 9.8%의 높은 수익률을 보장해 주었다. 재정 절감액도 1014억 원으로 대폭 축소됐다.

그동안 경찰 수사 과정에서 맥쿼리가 자본구조 변경 전문가를 시장 선거캠프 관계자에게 소개했고 광주시 공무원이 금품을 받은 정황이 포착된 사실은 협약의 순수성을 의심케 하기에 충분하다. 따라서 무엇보다 협약 변경 과정에 대한 철저한 규명이 필요하다. 이를 토대로 광주시는 맥쿼리에 재협상을 요구하고 사업자의 관리 운영권을 취소하는 공익 처분도 함께 검토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