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전남도 항공사 수십만 마일리지 날릴 판
2018년 12월 11일(화) 00:00 가가
57만 마일리지 내년 1월 소멸…기초단체 포함땐 훨씬 많아
공무상 출장에도 개인별 적립 활용 어려워 대책 시급
공무상 출장에도 개인별 적립 활용 어려워 대책 시급
내년 1월부터 항공사 마일리지가 적립 시점에 따라 순차적으로 소멸되면서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져가고 있다.
정부가 성수기 마일리지 좌석을 더 늘리고 사용처도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내놓긴 했지만 정작 3주 뒤면 사라질 마일리지에 대한 대책은 마련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변죽만 울렸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특히 지방자치단체의 경우 중앙정부와 달리, 공무상 출장 시 발생한 항공마일리지가 개인별로 적립되는 탓에 활용하기 쉽지 않아 이대로라면 소멸될 마일리지가 수십만 마일에 달한다.
◇전남도, 51만7000마일 그대로 날릴판=10일 전남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지난 2008년 마일리지 약관을 개정, 그해 쌓은 마일리지부터 10년 유효기간을 적용토록 하면서 내년 1월 1일이면 소멸될 마일리지가 51만 7137마일에 달한다. 광주시도 같은기간 직원들의 공무상 출장으로 적립한 마일리지가 5만3000마일에 이르지만 보너스항공권 등 마일리지를 쓰기가 어려워 사실상 써보지도 못한 채 날려버릴 처지에 놓였다. 이대로라면 2020년에도 광주시가 적립한 공적 마일리지 7만2000마일이 그대로 사라지게 된다.
광주·전남지역 기초자치단체까지 범위를 넓히면 소멸될 마일리지 규모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이다. 김용집 광주시의회 의원도 시정질문을 통해 “마일리지도 국민의 세금인 만큼 예산이 헛되이 쓰이지 않도록 마일리지를 통합, 우선 사용하도록 하는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지만 해결책은 마련되지 못한 상태다.
중앙정부의 경우 공무상 출장 시 발생한 항공마일리지를 기관 단위로 적립할 수 있어 보너스 항공권 구매 등으로 활용하기 쉬운 반면, 지방자치단체는 개인별로 항공마일리지를 적립하는 탓에 마일리지 활용이 어렵다는 게 자치단체 설명이다. 자치단체 공무원의 국외 출장이 평균 1년 1회 미만인데다, 개인별 적립된 마일리지가 대부분 1만마일 미만이라 보너스 항공권을 구매하는 데 제한이 있다는 얘기다.
광주시도 이같은 점을 감안, 지방자치단체 명의로 공적 마일리지를 적립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정부에 건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정부가 최근 내놓은 마일리지 활용 대책도 허술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정부는 내년부터 항공사들은 극성수기에도 마일리지 항공권을 5% 이상 배정하고 내년 1분기부터 분기별로 전체 공급좌석 중 마일리지 좌석 공급 비율도 공개하는 한편, 카드 포인트처럼 쓸 수 있게 사용처도 늘리겠다고 최근 발표했다. 하지만 이들 대책은 내년 1월 1일 소멸되는 마일리지에 대한 대책이 아니라는 점에서 활용처를 찾지 못해 고민하고 있는 소비자들을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한편, 윤영일 민주평화당 의원이 국토부 등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 적립된 마일리지 액수는 지난해말 기준 2조 6000억원(대한항공 2조 982억, 아시아나 5500억원)으로, 소멸 대상 마일리지가 전체의 30%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마일리지 가치도 불만=항공사들이 항공권 이외에 마일리지로 구입할 수 있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지만,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불만도 적지 않다.
대한항공의 경우 은행 4개, 국내외 호텔 21개 외에 백화점, 주유업체, 관광업체, 카드회사 등과 제휴를 맺었고 아시아나도 은행 3개, 13개 카드업체, 국내외 호텔 19곳, 7개 렌터카 업체, 온라인 쇼핑몰 22개사 등 80곳과 제휴를 맺었다. 하지만 상품·서비스를 구매할 때 적용하는 마일리지 가치가 항공권과 비교하면 턱없이 낮아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소진처 확대 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끊이질 않고 있다.
마일리지로 항공권 이외의 상품을 사는 것이 훨씬 불리하고 마일리지로 살 수 있는 좌석도 전체의 5~10% 미만으로 제한되면서 소비자 입장에서는 불합리하다는 지적도 많다. 항공마일리지 제도 개선을 위한 소비자주권시민모임은 이러한 점을 들어 ▲양도 가능하게 하고 대상도 넓혀야 한다 ▲마일리지 좌석 및 소진처 확대 ▲내년 소멸되는 마일리지 기한 일정 기간 유예 등을 주장하고 있다.
한편,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최근 항공사의 마일리지 소멸이 일방적으로 소비자 이익을 침해한 것이라며 검찰에 항공사 대표를 고발했다.
/김지을 기자 dok2000@kwangju.co.kr
정부가 성수기 마일리지 좌석을 더 늘리고 사용처도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내놓긴 했지만 정작 3주 뒤면 사라질 마일리지에 대한 대책은 마련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변죽만 울렸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특히 지방자치단체의 경우 중앙정부와 달리, 공무상 출장 시 발생한 항공마일리지가 개인별로 적립되는 탓에 활용하기 쉽지 않아 이대로라면 소멸될 마일리지가 수십만 마일에 달한다.
중앙정부의 경우 공무상 출장 시 발생한 항공마일리지를 기관 단위로 적립할 수 있어 보너스 항공권 구매 등으로 활용하기 쉬운 반면, 지방자치단체는 개인별로 항공마일리지를 적립하는 탓에 마일리지 활용이 어렵다는 게 자치단체 설명이다. 자치단체 공무원의 국외 출장이 평균 1년 1회 미만인데다, 개인별 적립된 마일리지가 대부분 1만마일 미만이라 보너스 항공권을 구매하는 데 제한이 있다는 얘기다.
정부가 최근 내놓은 마일리지 활용 대책도 허술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정부는 내년부터 항공사들은 극성수기에도 마일리지 항공권을 5% 이상 배정하고 내년 1분기부터 분기별로 전체 공급좌석 중 마일리지 좌석 공급 비율도 공개하는 한편, 카드 포인트처럼 쓸 수 있게 사용처도 늘리겠다고 최근 발표했다. 하지만 이들 대책은 내년 1월 1일 소멸되는 마일리지에 대한 대책이 아니라는 점에서 활용처를 찾지 못해 고민하고 있는 소비자들을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한편, 윤영일 민주평화당 의원이 국토부 등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 적립된 마일리지 액수는 지난해말 기준 2조 6000억원(대한항공 2조 982억, 아시아나 5500억원)으로, 소멸 대상 마일리지가 전체의 30%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마일리지 가치도 불만=항공사들이 항공권 이외에 마일리지로 구입할 수 있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지만,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불만도 적지 않다.
대한항공의 경우 은행 4개, 국내외 호텔 21개 외에 백화점, 주유업체, 관광업체, 카드회사 등과 제휴를 맺었고 아시아나도 은행 3개, 13개 카드업체, 국내외 호텔 19곳, 7개 렌터카 업체, 온라인 쇼핑몰 22개사 등 80곳과 제휴를 맺었다. 하지만 상품·서비스를 구매할 때 적용하는 마일리지 가치가 항공권과 비교하면 턱없이 낮아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소진처 확대 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끊이질 않고 있다.
마일리지로 항공권 이외의 상품을 사는 것이 훨씬 불리하고 마일리지로 살 수 있는 좌석도 전체의 5~10% 미만으로 제한되면서 소비자 입장에서는 불합리하다는 지적도 많다. 항공마일리지 제도 개선을 위한 소비자주권시민모임은 이러한 점을 들어 ▲양도 가능하게 하고 대상도 넓혀야 한다 ▲마일리지 좌석 및 소진처 확대 ▲내년 소멸되는 마일리지 기한 일정 기간 유예 등을 주장하고 있다.
한편,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최근 항공사의 마일리지 소멸이 일방적으로 소비자 이익을 침해한 것이라며 검찰에 항공사 대표를 고발했다.
/김지을 기자 dok2000@kwangj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