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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형 일자리 또다시 원점으로…후폭풍 부나
광주시, 타결 실패땐 대기업 투자유치·국가사업 추진 어려움
현대차-市 무너진 신뢰 복원 힘들고 지역 노동계와 접점 찾기도 어려워
3000억 예산 언제 편성될지 불투명 빛그린산단 활성화에도 차질 우려

2018. 12.07. 00:00:00

현대자동차 노조는 6일 광주형 일자리에 반대해 부분파업에 돌입했다. 울산 북구 현대차 울산공장 오전 출근조 노동자들이 평소보다 2시간 이른 오후 1시 30분께 일손을 놓고 명촌정문을 통해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광주형 일자리 완성차 공장 설립사업’(이하 광주형 일자리 사업)은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이자 ‘일자리 창출’의 새로운 모델이면서 동시에 ‘고임금 저효율’로 대표되는 우리나라 기업문화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대안이기도 했다. 노사상생의 틀 내에서 기업의 임금 부담을 줄이는 대신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내자는 ‘이상(理想)’에서 출발한 이 모델은, 현대자동차가 투자의향서를 내고 광주시와 협상을 벌이면서 실제 적용 가능성이 높아지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노사가 불신의 늪에서 마지막까지 벗어나지 못하면서 이제는 ‘비현실인 모델’이라는 자조섞인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대기업과 노동계의 상생-양보는 애초부터 불가능했다는 것이다. 광주형 일자리 사업이 무산 위기에 몰리면서 벌써부터 그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주목받던 광주, 사업 무산 시 국가사업 추진 및 투자 유치 어려움 겪을 듯=현직 대통령 참석이 예정된 행사가 6개월새 두 차례나 하루 전날 전격 취소되면서 광주형 일자리의 입지도 그만큼 위축될 수 밖에 없게 됐다. 지난 6월 19일에 이어 12월 6일로 예상됐던 최종 협약서 조인식이 무산되면서, 직·간접적으로 힘을 실어준 문재인 정부와 여당의 실망감은 이만저만이 아닌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차와 광주시 모두 추가 협상 여지는 남겼고, 조만간 다시 만날 예정이지만 무너진 ‘신뢰’는 쉽게 복원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론도 있다. 이미 ‘패’를 모두 보인 상태에서 현대차와 지역노동계의 접점을 찾기도 어렵다는 의미다.
여러차례의 타결 실패로 설사 합의를 보고 협약체결까지 이른다고 하더라도 임금을 동종 대기업의 절반 수준으로 해야하는 노동조건, 생산방식 등을 정해 노사민정이 함께 회사를 경영하고, 공동복지프로그램을 통해 지자체와 정부가 복지를 지원하는 광주형 일자리 사업의 취지가 이 같은 상호 불신 속에 제대로 실현될 수 있을 지 의구심도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광주시가 현대차의 투자 유치에 실패한다면 향후 다른 대기업의 투자나 정부 대규모 프로젝트 등을 추진하는데도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3000억 광주형 일자리 예산은 어떻게 되나=광주시는 일단 협상을 연내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이며, 그렇게 될 경우를 대비해 2019년 관련 예산을 예비비로 편성해주기를 정치권에 요청하고 있다. 또, 2019년 예산에 반영되지 않더라도 투자협약만 체결된다면 사업을 추진하는데 큰 어려움을 없다는 주장이다. 대부분의 예산이 공동복지프로그램이나 도로 등 기반시설에 쓰이는 만큼 2020년 예산에 반영해도 된다는 것이다. 사실상 2019년 국회 예산 처리시기를 넘어서 현대차와 협상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정부 여당이 약속한 광주형 일자리 지원사업은 ▲행복·임대주택 건설 ▲진입도로 개설 ▲노사동반성장지원센터 건립 ▲공동 직장어린이집 개원 ▲개방형체육관 신축 등 5개 분야로, 전체 사업비 2912억원 중 90% 가량이 국비다. 관련 정부 부처와 공기업만은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 고용노동부, 문화체육관광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5곳이고, 시 관련 실·국도 6∼7곳에 이른다.
5개 사업 모두 소위 ‘패키지 예산’으로 묶여 최종 타결이 이뤄지면 한꺼번에 내년 예산안에 편성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현재로선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광주형 일자리 사업 없는 빛그린 산단 악재=광주시와 현대차가 합작투자한 광주 완성차공장이 들어설 빛그린 국가산단은 전국 각지에서 관심을 가졌다. 글로벌 기업인 현대차의 투자 유치로 부품업체는 물론 관련 업체들의 입주가 쇄도할 것이라는 기대도 높았다. 하지만 협약 체결이 사실상 무기한 연기되면서 빛그린 산단도 악재를 만났다.
빛그린 산단은 광주시 광산구 삼거동과 함평군 월야면 일대 407만1539㎡에 총사업비 6059억원을 투입해 2009년부터 LH가 조성중인 국가산단이다. 2019년 12월 준공목표인 1단계는 264만4000㎡에 달한다. 공장 용지와 지원시설, 주거 용지, 공공시설 용지로 구성됐다. 완성차 공장을 비롯해 광산업, 디지털 정보가전산업, 첨단부품 소재산업 등이 주된 유치 대상이다.
특히, 광주시의 최대 역점사업이자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인 ‘광주형 일자리’모델이 첫번째로 적용되는 산업단지라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현대차 측은 이미 빛그린산단에 대한 현지실사를 통해 진출입로 위치와 인프라 구축 현황, 입지 등에 대한 조사를 마쳤다.
산단 진입도로(광주 방면)의 경우 총사업비 1016억원(전액 국비) 중 올해 19억원이 확보됐고, 내년에 81억원, 향후 916억원을 단계적으로 투입한다는 계획이었다. 현대차 투자가 최종 타결될 경우 더 없는 호재가 될 수 있었으나 협상이 꼬이면서 산단 활성화에도 차질이 우려된다.
부품업체 입주에도 악재다. 고용노동부가 지원하는 ‘노사 상생형 지역일자리 컨설팅 지원사업’으로 혁신산단 운영모델 연구용역을 수행중인 워크인연구소의 의뢰로 진 리서치가 지난 8월13∼31일 국내 자동차부품업체 124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결과 빛그린산단으로의 이전(입주) 의향이 있는 업체가 단 한 곳도 없지만, 응답업체의 30%는 ‘완성차공장이 입주한다면 이전을 고려하겠다’고 밝히기도 했었다.
/윤현석 기자 chad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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