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의 ‘V11’을 이뤘던 ‘외국인 트리오’가 1년 만에 각기 다른 길을 가게 됐다.

헥터의 답변을 기다려왔던 KIA가 결별을 공식화했다. 이에 따라 지난 2017년 KIA 우승의 주역으로 함께했던 버나디나, 팻딘 그리고 헥터까지 외국인 선수들이 모두 새 얼굴로 채워진다.

KIA 관계자는 4일 “헥터 노에시와의 협상이 최종적으로 잘 이뤄지지 않았다”며 “헥터를 대신할 새로운 외국인 투수를 조만간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KIA는 지난달 20일 좌완 팻딘과 외야수 버나디나의 자리를 채울 외국인 선수를 영입, 발표했다.

최고 156㎞의 강속구를 가진 우완 제이콥 터너(27·우투우타)와 파워와 스피드를 겸비한 외야수 제레미 해즐베이커(31·우투좌타)가 그 주인공이었다.

KIA는 ‘기복’과 ‘하락세’라는 부분을 고려해 팻딘과 버나디나와 작별을 고했지만 헥터에 대한 시선은 달랐다. 2019시즌에도 헥터를 선발 한 축으로 해 반전을 노리겠다는 계산이었다.

올 시즌 기대에는 한참 부족했지만 헥터는 2년 연속 200이닝을 소화하면서 각각 15승과 20승을 수확하는 등 ‘계산이 서는 카드’였다. 헥터도 한국에서의 생활에 만족감을 보였지만 ‘세금’이 헥터 잔류의 걸림돌이 됐다.

올 시즌에도 헥터는 세금 때문에 속앓이를 했다.

이전까지 외국인 선수들은 ‘비거주자’로 분류해 급여에서 소득세 22%를 원천징수했다.

하지만 2015년 소득세법이 개정되면서 183일 이상 국내에 머무는 경우 소득법상 ‘거주자’가 되어 종합소득세를 납부하게 됐다.

5억원 이상의 경우는 42%의 소득세율을 적용받게 되는데, 이에 따라 올 시즌 30만 달러 인상된 총액 200만 달러를 받았던 헥터의 세금은 눈덩이처럼 불었다.

올 시즌 중반 2015년 이후 미납했던 세금 고지서를 받았던 헥터는 내년 시즌 그대로 KBO리그에서 뛸 경우 소급분까지 10억원 가량을 세금으로 내야 한다. 또 헥터의 모국인 도미니카공화국은 한국과 이중과세방지조약이 체결되지 않은 만큼 헥터는 고향에서도 소득세를 내야 한다.

올 시즌 팀 성적과 개인 성적 하락 여파로 연봉 삭감도 불가피한 만큼 헥터는 현실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됐다.

KIA의 바람에도 헥터는 올 시즌이 끝난 뒤 도미니카 윈터리그에서 뛰면서 작별을 예고했었다. KIA도 현실적인 부분을 고려해 대체 자원들의 리스트를 작성하고, 헥터와의 재계약 불발에 대비했었다.

결국 정식으로 헥터와의 결별이 확정되면서 KIA는 새 판을 짜서 2019시즌을 준비하게 됐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