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스포츠/연예
오피니언
기획시리즈
뉴스 홈
정치
경제
사회
시군
문화

운주사에서 세상을 바라보다
조진호 10년만에 광주전…목판화 60점 등 80여점
무각사 로터스갤러리 확장 기념 내년 2월 28일까지

2018. 12.05. 00:00:00

가로 10m에 이르는 대작 ‘관’(觀)의 부분.

‘觀7’




올 초 눈 내리는 운주사를 찾은 조진호 작가는 그 아름다움에 ‘문화적인 충격’을 받았다. 화순이 고향이고, 10여넌 전 마련한 작업실도 운주사에서 차로 10분 거리지만 최근엔 발걸음이 뜸했었다. 어쩌면 너무 친숙해서 잠시 잊고 지냈을지도 모른다. 사찰 문화, 소설 ‘장길산’을 통해 연상되는 개혁의 상징이라는 생각이 늘 앞섰는데 ‘내 시선’으로 바라보니 새삼스레 조형적인 아름다움에 마음을 빼앗겼다.
마침 연말에 광주에서 10년만의 개인전을 준비중이었던 그는 ‘나만의 시선’으로 바라본 운주사 풍경을 담담하게 먹으로 표현해 보고 싶었다. 자신의 ‘출발점’이었던 목판화를 통해서다.
그 때의 운주사 풍경은 무각사 로터스 갤러리에서 열리는 ‘관(觀)-세상을 바라보다’전에서 만날 수 있다. 로터스갤러리 확장기념 개관전에 초대받아 내년 2월 28일까지 열리는 전시다. 이번 초대전에서는 ‘천불천탑’을 주제로 한 운주사 목판화 60점과 수채화 등 평면 작품 17 점을 전시중이다.
1층 기존 전시장에는 흑과 백으로 드러나 빛과 그림자로 다가오는 단색 목판화 작품 60점을 걸었다. 8월부터 집중적으로 작업한 신작들이다. 운주사에서 돌아온 후 드로잉 작업부터 시작한 그는 그곳에서 만난 와불, 석상 등을 목판화로 찍어내기 시작했다.
이번 전시작은 강렬하고 힘있었던 예전 작품과 달리 목판화가 갖고 있는 투박함, 소박한 정서와 함께 좀 더 따뜻하고 편안하게 다가온다. 사시사철 풍경 속 석불의 모습, 연꽃과 함께 한 불상이 짓고 있는 온화한 미소를 바라보면 입가에 빙그레 웃음이 고이고 운주사에 한번쯤 다녀오고 싶은 생각이 든다. 작가는 “예전 작품이 칼 맛이 강했다면 이번 전시작들은 편안하게, 느낌이 가는 대로 작업했다”고 말했다. ‘동행’ 시리즈는 불상과 함께 마을 어른들의 얼굴을 함께 새겨넣은 작품이다. 작가는 “나이가 들어가는 어르신들의 모습은 왠지 불상과도 닮아 보인다”고 했다.
지하 공간에는 맨드라미, 해바라기 등을 소재로 작업한 수채화 등이 전시돼 있다. 직접 제작한 대나무펜의 거칠거칠한 느낌을 살린 작품들로 정통 수채화 물감과 함께 아크릴 물감, 석채, 색종이 등 다양한 재료를 사용했다. 해바리기는 의도와 의도하지 않음이 적절히 어우러지면서 다채로운 조형미를 선사하며 10m 대작 ‘관’은 작가가 만난 사람, 불상, 꽃, 나무 등 온갖 삼라만상을 빼곡하게 채워 넣은 작품이다.
조 작가는 3년 7개월간 광주시립미술관장을 지내고 지난 7월 다시, 작가로 돌아왔다.
“평생 이렇게 열심히 작업한 적이 없었어요(웃음). 새로운 조진호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작가들은 늘 무슨 작업을 해야할지 고민합니다. 때론 불안함도 함께 있지요. 저 역시 관장을 그만두고 작업실로 돌아온 후 생각이 많았죠. 멀리 갈 것 없이 내 주변의 이야기를 담아보자 싶었고 이번 초대전이 좋은 기회가 됐습니다. 이번 전시는 조진호가 바라보는 세상 이야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판화 작업을 하면서 민중미술을 출발점으로 삼았던 시절을 다시 떠올리며 제 작업의 방향성도 찾았구요.”
지난 6월 서울 나무 아트갤러리에서 열린 목판화전 ‘무유등등’전을 통해 ‘판화작가’의 이미지를 각인시킨 그는 앞으로 목판화와 수채화 작업을 꾸준히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무각사는 로터스 갤러리 확장 재개관을 계기로 문화 향기를 더욱 불어넣을 계획이다. 1층 갤러리와 함께 10년 가까이 방치돼 있던 지하 공간은 기존 갤러리보다 훨씬 넓은 100평 규모의 대형 전시장으로 변신했으며 특히 야외의 푸른 대나무숲 등과 어우러져 아름다운 풍광을 보여준다.
정식 개관에 헬싱키 국제 아티스트 프로그램이 2018 광주비엔날레 파빌리온 프로젝트 전시장으로 사용했으며 내년 가을에는 송필용 전을 개최하고 해외 작가 초청전도 여는 등 다채로운 전시를 이어갈 예정이다. 문의 062-383-0070.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기사 목록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