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단 동기, 학교 선후배, 군대 동료 등 마음 맞는 룸메이트가 고된 캠프의 힘이다.

지난달 29일 일본 오키나와로 건너간 KIA 마무리캠프 선수단은 오는 27일까지 내년 시즌을 위한 준비를 이어간다.

강도 높은 훈련의 연속이지만 젊은 선수들이 주를 이룬 캠프에는 활기가 넘친다. 경기장 밖 분위기도 좋다. 선수들은 편한 동료와 한방을 구성해 야구 이야기도 하고, 인생 이야기도 하면서 캠프의 고단함을 잊고 있다.

각각 상무와 경찰청에서 군 복무를 마치고 지난가을 복귀한 ‘92 동기’ 투수 박준표와 이준영은 한방에서 회포를 풀고 있다. 지난 7일 함께 캠프에 합류한 2012년 입단동기 투수 박지훈과 이제 막 전역한 내야수 유완주도 룸메이트로 재회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상무에서 선·후임으로 지냈던 내야수 이창진과 황대인도 ‘실과 바늘’답게 방도 같이 쓴다. 순천 효천고 선후배인 이민우와 차명진은 캠프에서도 단짝으로 보내고 있다.

‘최고참’ 박경태는 황인준과 함께하고 있다. 두 사람의 방은 후배들이 스스럼없이 찾는 ‘사랑방’이기도 하다. 황인준이 게임기와 게임 CD를 챙겨오면서 후배들이 부지런히 발길을 하고 있다.

투수 문경찬과 박정수의 방은 모바일 게임을 즐겨하는 이들로 북적거리는 곳이다. 선수들은 편을 나눠서 경기장 밖 대결을 하는 등 요즘 세대답게 모바일 게임을 하며 휴일을 보내기도 한다.

캠프 주장인 외야수 이인행은 내야수 최정민과 룸메이트다. 두 사람은 쉬는 날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기는 스타일.

휴식날, 말 그대로 쉬면서 보내는 이들도 있다.

이은총과 전은석은 휴식날을 침대에서 보낸다. 조용히 방에 누워있으면서 영상을 보는 게 두 사람의 공통된 취미. 박준태도 ‘방콕파’라서 룸메이트였던 류승현은 쉬는 날 친구 신범수, 최원준과 함께 하곤 했다. 백미카엘과 한방을 쓰는 홍건희도 휴식파다.

포수 신범수는 투수 김유신과 ‘배터리 룸메이트’로 보내고 있고, 내야수 최원준은 후배 오정환과 룸메이트다.

이밖에 67㎏의 캠프 최경량 신제왕은 90㎏가 넘는 포수 한준수와 한방을 쓰고 있고, 유민상과 박정우, 고영창과 하준영, 한승택과 황윤호가 각각 룸메이트를 구성해 이번 캠프의 ‘특별한 동료’로 보내고 있다. /김여울 기자 woo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