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일선 시·군의 하반기 재정집행 실적이 부진하다. 집행 기간이 겨우 한달여 남았는데, 실적은 63.8%에 그치고 있다. 전국 꼴찌다.

건설경기가 침체에 빠지면서 조기 집행 요구가 높지만 일선 시군은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지난해 재정 집행 목표에 미달해 예산 배정에서 패널티를 받은 지자체가 올해도 되풀이 해 안이한 행정에 빠져 있다는 비판이다.전남도는 재정집행 부진 시·군을 상대로 균형발전특별회계 예산을 감축하겠다며 채찍을 들어 독려하고 있다.

19일 전남도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으로 전남지역 22개 시·군 하반기 재정집행 실적은 전체 예산 15조2368억원 가운데 63.8%인 9조7165억원으로 집계됐다. 아직까지 5조5203억원이 집행되지 않은 상태다.

재정 집행률이 평균에 미치지 못한 지자체는 15곳이나 됐다. 꼴찌는 신안군으로 전체 예산 7071억원 중 4206억원만 집행해 59.5%에 그쳤다. 다음으로 곡성군이 4462억원 중 2660억원(59.6%), 보성군 6032억원 중 3650억원(60.5%), 담양군 5053억원 중 3059억원(60.5%), 화순군 7023억원 중 4286억원(61.0%)으로 하위 5위를 기록했다.

신안군은 성장촉진지역 개발사업(187억여원)이 토지보상 협의 지연으로 31.8% 집행에 그쳤고, 곡성군은 도시계획 도로(113억여원)와 동화나라 개발사업(103억여원)이 보상 협의 및 용지 매입 지연 등으로 각각 34.6%, 15.4% 집행에 그치면서 재정집행률을 크게 떨어뜨렸다.

집행률이 가장 높은 지자체는 목포시로, 8598억원 중 6197억원을 집행해 72.1%를 나타냈다. 본청은 시·군보다 집행률이 높은 81.8%로 집계됐다.

전국 시·도별 재정집행 실적(본청+시군)은 전남이 꼴찌를 차지했다. 전남은 22조9395억원 중 16조136억원만 집행, 69.8%를 기록했다. 6조9259억원을 아직 사용하지 않은 것이다. 1위인 부산의 집행률 78.8%와 비교하면 9%포인트 격차가 난다.

전남도는 시·군에 신속히 집행해 줄 것을 지시했다. 11월 말까지 집중 집행해 연말 예산 집행의 쏠림을 방지하고, 이월 또는 불용 예산을 최소화하라는 것이다.이를 위해 긴급입찰·예산 성립전 집행 등 각종 신속 집행 제도를 활용해 집행률을 높이라고 촉구했다.

전남도는 특히 목표 달성을 하지 못한 시·군에게는 지역발전특별회계 예산 편성때 패널티를 부과하겠다고 독려했다. 도가 제시한 목표는 본청 94.1%, 시·군은 84%다. 지난해 목표 달성에 미달한 하위 5개 시군은 패널티로 균특예산 편성 때 불이익을 줬다.

고광완 전남도 기획조정실장은 “상반기에는 지방재정 신속 집행 목표를 넘어 2년 연속 최우수상을 수상, 인센티브를 받았는데 하반기는 다소 주춤하다”며 “실적 점검회의를 수시로 개최해 재정집행 속도를 높여 일자리 창출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이월·불용 예산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시군을 독려하겠다”고 말했다.

/박정욱 기자 jw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