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지역 농어촌버스가 광주 도심을 운행하는데 따른 광주지역 버스업계의 손실액이 300억원에 이르고 있는 가운데 나주지역에서 버스 추가 운행을 요구하면서 시내버스 준공영제를 시행하고 있는 광주시의 부담이 더욱 늘어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나주의 농어촌버스 운행으로 광주지역 버스업계 수익이 줄고, 덩달아 이를 보전해줘야 하는 광주시의 준공영제 부담도 늘게 된다는 것이다. 특히 광주시가 도시철도 2호선 건립에 맞춰 광주 시내버스 운행 대수를 줄이고 일부 구간을 재조정 할 경우 광주지역 버스업계의 수익이 더욱 줄어들고 광주시의 부담은 더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국토교통부가 시·도간 경계지점을 초과해 운행할 수 있는 거리를 줄여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19일 광주시에 따르면, 오는 11월 말께 국토부는 나주교통 180번 노선 광주권 내 정류장 확대 요청에 대한 4차 조정위원회를 연다. 앞서 나주교통은 지난 2015년부터 4차례에 걸쳐 이 같은 조정 신청을 했고 지난 2월 3차 신청에서 국토부는 광주시와 나주시가 공식협의체를 통해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라고 권고했었다.

현재 나주교통 측은 나주터미널~혁신도시~전남대병원~전남대 후문 구간에 농어촌버스 40대를 투입해 1일 120회 운행하고 있다. 또 나주교통은 조정 신청을 통해 정류장 수를 22개로 현재보다 7개 늘릴 것을 요청했다.

이에 광주지역 버스업계는 크게 반발하고 있다. 광주지역의 농어촌버스 점유율이 22.2%로 전국의 다른 지역에 비해 월등히 높고, 농어촌버스 운행에 따른 연간 운송수익금 손실이 300억원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현재 광주지역에는 나주시를 비롯해 화순·담양·장성·함평지역의 농어촌버스 222대가 하루 2022회 운행하고 있다. 광주시는 지난해 농어촌 버스의 광주도심 주요(흑자노선) 운행으로 승객 점유율은 21%에 달하고, 예상누출액은 301억원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나주지역 버스의 광주 운행으로 인한 손실만 123억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광주지역 버스업계는 국토부의 권고에 따라 지난 8월 구성했던 실무협의회에서도 합의점을 찾지 못했고, 국토부 4차 조정위원회에서 나주교통의 의견을 받아주면 운송수익금 손실은 더욱 커지고, 이는 광주시가 고스란히 부담해야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나주시의 요구를 받아들일 경우, 인근의 담양, 장성, 화순, 함평 등지의 반발과 추가 운행 요구도 뒤따를 것으로 보고 있다.

나주지역의 주장에도 설득력이 있다. 빛가람혁신도시 조성으로 광주와 나주를 오가는 나주 지역민이 늘어 광주지역 정류장 확대는 정당하다는 것이다.

이에 광주지역 버스업계는 시도간 초과운행 거리를 현행 시·도간 경계지점으로부터 30㎞에서 5㎞로 축소하는 제도 개선을 국토부에 건의할 계획이다. 또한 광주지역 버스가 나주지역을 직접 운행하는 방안도 함께 건의할 방침이다.

시내버스 준공영제를 시행으로 버스업계의 적자를 보존해주고 있는 광주시가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광주시 관계자는 “버스 업계 사업자 간 다툼이기 때문에 지자체가 너무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없는 상황이다”면서 “농어촌버스가 애초 사업계획대로 운행하고 있는지 전수 조사 후 위법사항 발견되면 행정처분하겠다”고 말했다.

/오광록 기자 kro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