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피아 로렌 주연 ‘해바라기’(1970)

광주시네마테크가 오는 23일부터 12월3일까지 프랑스 감독 알랭 기로디와 이탈리아 소피아 로렌 등의 대표작을 만날 수 있는 2개의 특별전을 연다.

광주시네마테크는 이탈리아 배우와 감독인 소피아 로렌(84)과 비토리오 데 시카(1902~1974)를 조명하는 ‘소피아 로렌과 비토리오 데 시카’전을 오는 29일부터 12월3일까지 광주시 동구 충장로5가 광주극장에서 연다.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 순회상영전으로 열리는 이번 특별전에는 할리우드에서 이탈리아로 돌아온 소피아 로렌이 비토리오 데 시카와 팀을 이뤄 연기 경력의 정점을 보여준 영화 6편을 만난다. 멜로드라마의 장르적 화법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2차 세계대전 이후 네오 리얼리즘 시기에 활약한 비토리오 데 시카 감독과 그의 페르소나 소피아 로렌은 다수의 작품에서 호흡을 맞췄다.

소피아 로렌은 비토리오 데 시카와 만나 화려한 도시 여성부터 가난한 노동자까지 넓은 연기영역을 펼치며 절정의 연기를 펼쳤다.

특별전에서는 외국어영화 최초로 소피아 로렌에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안겨준 ‘두 여인’(1960)과 마르첼로 마스트로얀니와 주연을 맡은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1963), 이탈리아 감독 4인이 사랑과 성에 대해 이야기한 옴니버스 영화 ‘보카치오 70’(1962)가 상영된다. 또 에두아르도 데 필리포의 희곡 ‘필루메나 마르투라노 이야기’가 원작으로 소피아 로렌이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이탈리아식 결혼’(1964), 1978년 이탈리아 골든글로브 최우수작품상과 남우·여우주연상을 휩쓴 ‘특별한 날’(1977) 등이 이어진다.

오는 12월1일에는 ‘해바라기’(1970)를 상영한 뒤 이화정 씨네21 기자와 대화시간이 마련돼 있다. 영화에서 소피아 로렌은 2차 세계대전으로 남편을 잃고 방황하는 조반나를 열연한다. 1982년 뒤늦게 국내에 개봉됐지만 큰 사랑을 받은 이 영화는 1971년 아카데미 음악상 후보로 오르기도 했다.

앞서 프랑스의 비주류 감독 알랭 기로디의 작품들을 만나는 특별전이 열린다. 광주시네마테크는 23일부터 26일까지 광주극장에서 알랭 기로디의 대표작 3편을 상영한다. 1964년 프랑스 아베론 지역 농가에서 태어난 알랭 기로디는 1990년대 초반 야간 경비원으로 일하면서 만든 ‘불멸의 영웅들’ 등 세 편의 단편영화 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알랭 기로디는 평범함과 상식을 거부하며 노동자, 이민자 등 프랑스 사회 변방의 삶을 특유의 유머와 기발한 상상력으로 보여준다.

먼저 첫날 오후 7시 30분 동성애자로서 성 정체성을 드러낸 ‘호수의 이방인’(2013)이 상영된다. 알랭 기로디의 거칠고 자유분방한 화술과 변칙적인 형식이 돋보인다. 다음 날(오후 5시 20분)에는 그의 첫 번째 장편 ‘용감한 자에게 안식은 없다’(2003)이 35㎜ 필름으로 상영된다. 칸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 감독상 등 2개 부문을 수상한 이 작품은 현실과 환상을 교차하는 한 청년의 꿈 이야기를 그렸다. 이어 알랭 기로디의 최근 작품으로 2016년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후보에 오른 ‘스테잉 버티컬’이 상영된다(오후 7시 30분). 25일 오후 3시에는 맥스무비 객원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허남웅 영화평론가와 ‘호수의 이방인’을 함께 본 뒤 이야기를 나눈다. 문의 062-224-5858.

/백희준 기자 bhj@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