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호남선의 직선화 요구가 정치권의 핫 이슈가 되고 있다. 호남 지역 국회의원들은 엊그제 서울 정부청사에서 이낙연 국무총리와 간담회를 갖고 KTX 호남선의 직선화를 요구했다. 이날 간담회는 민주평화당, 바른미래당, 무소속 등 정당을 가리지 않고 호남 지역 국회의원 11명이 참석했다. 이 총리는 이 자리에서 의원들의 직선화 요구에 대해 계속 논의해 보자고 답해 호남선 직선화 수용 가능성에 여지를 남겼다.

의원들은 평택~오송 간 복복선화 예비타당성 조사가 진행 중인데 이 기회에 호남선 직선화 예비타당성 조사도 동시에 추진하자고 제안했다. 이 총리는 “이미 예타가 많이 진행된 상태에서 추가로 할 수 있을지 검토해 보자”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요금 인하 요구에 대해서는 경부선에도 그런 사례가 있는 만큼 논의해 보겠다고 긍정적으로 답했다.

호남선 직선화 필요성은 비단 호남인들만의 요구는 아니다. 비용과 시간 측면에서 직선화될 경우 이용객들이 얻는 편익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천안~오송~공주인 현재 노선을 천안~세종~공주로 직선화하면 19㎞가 줄어 시간은 10분, 비용은 3000원이 절약된다. 지난해 기준으로 1년이면 이용객들이 442억 원을 절약할 수 있는데 정치적 논리가 아니라면 직선화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이유가 없다.

호남선 직선화는 세종역 신설과 맞물려 호남과 충청 간 세 대결 양상을 보이면서 정부가 이용객 편익이나 경제 논리보다는 정치 논리로 판단할 우려가 있다. 이용객 편익 측면에서는 거부할 명분이 없고 비용 측면에서도 평택~오송간 복복선화나 단거리 노선 신설을 통한 호남선 직선화나 차이가 없다. 정부는 2005년 KTX 호남선 노선 결정 과정에서 직선화를 요구하는 호남인들의 요구를 무시하고 정치 논리로 결정했던 과오를 다시 반복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