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 군단’의 미래가 함성과 웃음 속에 커가고 있다.

KIA 타이거즈는 지난달 29일 오키나와 킨 구장에 캠프를 차리고 마무리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밥 먹는 잠깐의 시간을 제외하고 선수들이 머무는 동안 경기장은 시끌시끌하다. 수비 훈련을 하면서도, 방망이를 치면서도, 훈련을 하러 이동을 하면서도 선수들의 입은 쉬지 않는다.

선수들은 훈련을 완벽하게 소화하는 동료에 대한 칭찬의 함성도 지르고, 실수를 하면 짓궂은 농담도 하면서 훈련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있다. 공을 치는 동안에도 경기장 밖으로 기합 소리가 나올 정도로 목청을 높이고 있다.

14일에는 선수들의 목소리가 평소보다 더 컸다.

KIA 선수들은 지난 13일 비가 내리면서 특별 휴가를 받았다. 체력이 떨어질 때쯤 ‘꿀맛 같은 휴식’을 얻은 만큼 선수들은 14일 가벼운 몸과 마음으로 훈련에 임했다. 또 이날 투수조와 야수조가 함께 어울려 수비 훈련에 나서면서 경기장은 선수들의 함성과 웃음소리로 가득 찼다.

평소 ‘즐거운 훈련’을 강조하는 김민호 야수 총콸 코치는 “악을 질러야 힘을 내는 것이다”며 KIA 훈련 분위기에 대해 설명했다.

밝은 분위기 속에서 캠프가 진행되고 있지만 훈련 강도는 만만치 않다.

특히 야수조들은 오전 엑스트라조의 훈련을 시작으로 쉴 틈 없이 본구장과 보조구장을 돌면서 수비, 타격 훈련 등을 소화한다. 해가 진 뒤에는 숙소에서 야간 훈련까지 치러야 하루가 끝난다.

오키나와의 날씨도 선수들을 지치게 한다. 이날 한낮 기온이 27도에 이르는 등 뜨거운 햇살 아래 선수들은 땀을 비 오듯이 흘리면서 훈련을 전개하고 있다.

하지만 선수들은 “훈련은 힘들다”면서도 “캠프는 즐겁다”고 말한다.

군 복무를 마치고 3년 만에 마무리캠프에 참가한 투수 박준표는 “처음 두 번째 턴까지는 훈련이 힘들었다. 하지만 예전보다 분위기 더 좋아진 것 같다. 훈련만 신경쓰면 되고 좋은 분위기에서 캠프를 치르고 있다”고 말했다.

친구, 동기들이 어울리는 캠프라서 캠프 분위기는 더 밝다.

1987년생 박경태가 최고참인 이번 캠프는 ‘미래 꿈나무’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김유신, 하준영, 백미카엘, 오정환, 한준수가 1999년생 막내로 마무리 캠프에 처음 참가한 2018 입단 동기들이다.

새 출발선에 선 예비역들의 미래가 익어가고 있는 캠프이기도 하다. 상무에서 한솥밥을 먹은 황대인, 이창진, 이준영과 경찰청에서 돌아온 박준표, ‘귀신 잡는’ 박정우와 ‘KBO리그 1호 독도 경비대원’ 윤완주 그리고 지난 3월 소집해제된 이은총이 예비역이 되어 참가하는 첫 캠프다.

‘동기부여’라는 좋은 에너지원도 있다.

올 시즌 처음 1군 무대에서 활약한 황인준, 이적 후 이름을 알린 유민상, 황윤호와 가능성을 엿본 문경찬, 이민우 등에게 이번 캠프는 내년 시즌 더 큰 도약을 위한 준비 시간이다.

힘들지만 즐겁게 또 알아서 움직이는 캠프다.

이번 캠프의 주장을 맡은 이인행은 “주장이라고 하지만 딱히 할 일이 없다. 선수들이 알아서 잘하고 있고, 김민호 총괄 코치님을 비롯한 코치님들이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훈련할 수 있도록 해주신다. 운동은 힘들어도 즐겁게 캠프 잘 치르고 있다”고 말했다. /wo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