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와이번스가 5시간 7분간의 혈투 끝에 ‘가을 잔치’의 주인공이 되면서 숨 가쁘게 달려왔던 KBO리그 2018시즌이 막을 내렸다.

SK는 지난 1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9회초 터진 최정의 동점 홈런과 연장 13회 나온 한동민의 결승 솔로 홈런에 힘입어 5-4로 승리, 4승 2패의 전적으로 시리즈 우승을 확정했다.

13회까지 전개된 승부는 5시간 7분 동안 이어졌다. 두 팀의 에이스 SK 김광현과 두산 린드블럼까지 불펜으로 투입되는 등 총 16명의 투수가 마운드에 오른 대혈투였다.

‘홈런 군단’으로 정규시즌 2위에 오른 SK는 가을 무대에서도 결정적인 한방을 잇달아 터트리면서 포스트 시즌을 지배했다.

SK는 1989년 해태 타이거즈(2위), 1992년 롯데 자이언츠, 2001·2015년 두산(이상 3위)에 이어 5번째로 정규시즌 1위를 넘고,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뤘다. 8년 만에 이룬 SK의 4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이다. 이에 함께 힐만 감독은 한국시리즈에서 처음 우승을 지휘한 외국인 감독으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

7개월 동안 KBO리그 선두 자리를 지켰던 두산은 SK의 한방에 무릎을 꿇으면서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준우승에 머물렀다.

압도적인 정규시즌 질주였기에 두산에는 더 아쉬운 ‘통합 우승 실패’다.

일찌감치 1위 독주를 시작한 두산은 93승 51패(승률 0.646)로 정규 시즌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5위로 포스트시즌 막차를 탔던 KIA 타이거즈와는 무려 23경기 차, 2위 SK와도 14.5경기 차가 나는 압도적인 성적이었다.

하지만 플레이오프부터 달궈진 SK의 방망이를 막지 못한 ‘정규시즌 챔피언’ 두산은 2018시즌 마지막 날 스포트라이트 밖으로 밀려났다.

2018시즌은 두산의 거침 없던 정규시즌 독주, SK의 깜짝 한국시리즈 우승과 함께 한화 이글스의 반전 그리고 ‘호랑이 군단’의 추락으로도 설명할 수 있다.

‘하위권 후보’로 꼽혔던 한화는 정규시즌 3위에 오르면서 지난 2007년 이후 11년 만에 포스트시즌을 치렀다.

불펜 힘으로 시즌 초반 반전을 이룬 한화는 토종 선발 부재와 타선 기복이라는 고민 속에서도 3위 자리를 지키면서 모처럼 가을 야구를 즐겼다.

반면 ‘우승 후보’로 언급된 KIA는 초반부터 엇박자 행보를 이어가면서 ‘디펜딩 챔피언’의 자존심을 구겼다.

정규시즌 최종전을 하루 앞두고 겨우 5위를 확정하면서 3년 연속 포스 트시즌 진출에 성공은 했지만, KIA의 가을은 길지 못했다. KIA는 4위팀 넥센 히어로즈와 치른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실수 연발 속 승리를 내어주면서 씁쓸하게 2018시즌의 마침표를 찍었다.

SK의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2018시즌의 막이 내렸지만 이미 2019시즌은 시작됐다.

각 구단은 일본 오키나와, 미야자키, 창원 등에서 마무리캠프를 진행하며 2018시즌을 돌아보고 새 시즌의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사령탑의 대이동으로 더욱 분주하게 2019시즌 준비가 이뤄질 전망이다.

시즌 막판까지 전개된 KIA와의 5위 싸움에서 패장이 된 롯데 조원우 감독이 물러났고 양상문 전 LG 단장이 13년 만에 롯데 감독으로 복귀했다. 창단 후 처음 최하위를 기록한 NC는 이동욱 전 수비코치를 새로운 사령탑으로 해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kt는 자진사퇴를 한 김진욱 감독을 대신해 이강철 두산 수석코치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또 SK도 가정사로 한국을 떠나게 된 ‘우승 감독’ 힐만 감독의 자리에 염경엽 단장을 앉히는 등 4개 구단이 새 감독으로 체제를 바꿨다. /김여울 기자 woo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