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는 ‘사람’만 운전자가 아니다. 자율주행차가 상용화되면 ‘시스템’도 운전자가 된다.

정부가 최근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확정한 ‘자율주행차 분야 선제적 규제혁파 로드맵’은 이같은 내용을 담고 있다. 선제적 규제혁파 로드맵은 신산업 특성을 고려한 규제 접근법으로, 신기술의 전개 양상을 미래 리 내다보고 예상 규제이슈를 발굴하면서 문제가 불거지기 전 선제적으로 정비하기 위한 것이다.

자율주행차 분야를 ‘선제적 규제혁파 로드맵’ 시범사업으로 우선 추진하게 된 데는 ▲연평균 41%의 급격한 성장이 예상되는 ICT 융합 신산업이라는 점 ▲제작안전·교통·보험·통신보안 등 다양한 규제이슈가 포함된 점 ▲구체적 상용화일정 등 단계적 발전 양상 예측이 가능한 분야라는 점이 반영됐다.

정부는 22개 기관이 참여해 운전주체, 차량·장치, 운행, 인프라 등 4대 영역에서 단기 15건·중기 10건·장기 5건 등 30개 규제이슈를 발굴하고 이슈별 개선방안을 마련했다. 정부는 단기과제부터 우선 추진하고 2020년께 로드맵을 재설계한다.

먼저 운전 주도권이 시스템에 있고 필요할 때 운전자가 개입하는 수준의 ‘조건부 자율주행’ 단계에 맞춰 내년 도로교통법을 개정한다. ‘운전자’ 개념을 자율주행차에 맞춰 재정의해 각종 의무와 책임 부과 주체를 설정하겠다는 것이다. 또 시스템 관리 의무를 의무화하고 검사·정비제도를 개선하는 한편, 교통사고가 났을 경우 손해배상 책임 및 형사책임 기준도 명확하게 한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보행자의 영상정보 수집·활용을 할 수 있도록 정보통신망법 개정도 추진한다. /김지을 기자 dok2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