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에서 평화를 노래하자’라는 주제로 열린 제2회 아시아문학 페스티벌이 ‘2018 광주작가 선언문’을 채택하고 지난주 막을 내렸다. 작가들은 선언문에서 “광주의 기억과 상처가 과거에 머물러 있지 않고 미래를 향해 열려 있어야 한다”며 “광주가 아시아 평화를 위한 연대의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2회 아시아문학상 수상자로는 베트남의 소설가 바오 닌(66)이 선정됐다. 바오 닌은 “이번 행사를 통해 5·18을 더 깊이 알 수 있었고, 한국 평화의 길은 여러 세대가 오래도록 감내해야 했던 고난과 고통, 희생과 상실의 길과 맞닿아 있다는 걸 알았다”고 말했다. 작가 바오닌은 1969년 17세에 소년병으로 군에 입대해 1975년 베트남 전쟁이 끝날 때까지 참전한 경험을 갖고 있다. 그의 첫 장편 ‘전쟁의 슬픔’은 전쟁이 인간의 영혼에 얼마나 큰 고통과 상처를 남기는지 사실적으로 그려 평단의 찬사를 받은 바 있다.

그는 이번 아시아문학상 수상자 선정 직후 언론과의 대화에서 매우 의미 있는 발언을 해 주목받기도 했다. ‘전두환·노태우가 광주 학살을 자행했던 것은 그들이 베트남전(월남전쟁)에 참전해 양민 학살의 실전 경험을 얻었기 때문’이라는 이채로운 발언을 한 것이다. 20세기 베트남전과 광주 5·18에 대한 작가로서의 생각에 대한 질문을 받고 그는 “박정희 정권 당시 베트남전에 참여했던 부사관들 중 일부가 광주 5·18 때도 시민들을 향해 총을 쐈다”며 “이 부분은 베트남전과 광주 학살이 긴밀히 연관된 부분”이라고 밝혔다.

그의 이 같은 발언들은 5·18 연구에 대한 여러 갈래 중에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 것이라는 점에서 충분히 검토해 볼 가치가 있다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다. 조만간 ‘베트남 학살과 광주 학살의 상관관계’를 밝히는 논문이 나오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