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상임위원회의 예산 심사가 끝나는 이번주가 ‘광주형 일자리 완성차 공장 설립 사업’(이하 광주형 일자리 사업)의 데드라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일 현대자동차와의 합의에 일단 실패한 광주시는 오는 15일까지 지역노동계 협의, 현대차 재협상을 계속하기로 했다.

지역노동계의 극적 양보나 현대차의 전격 수용 가능성이 사실상 사라진 처지에서 광주시가 양측이 받아들일 수 있는 안을 만들 수 있느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양측 모두 현대차 노조, 민주노총의 강한 압박을 받고 있어 갈수록 시의 입지는 좁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유력하다. 현대차의 투자 의지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지역 미래와 새로운 일자리 창출 모델을 위한 지역노동계의 헌신이 다시 한 번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지난 6월 1일 투자의향서를 제출한 현대차는 160여일간 지역노동계, 광주시의 요구사항을 상당부분 수용했으며, 그 과정에서 불신이 쌓인데다 노조 반발, 내부 이견 등에도 불구하고 사업을 추진해야 할 명분이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용섭 광주시장이 직접 전면에 나서 12일부터 정진행 현대차 사장,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홍영표 원내대표, 대통령 비서실 정태호 일자리·윤종원 경제수석 등 정부 관계자 등을 만나 봉합에 나설 방침이다. 이 시장은 협상의 최종 결론이 날 때까지 서울에 머무를 예정이다. 특히 12일 만나는 정진행 현대차 사장과는 지난 10일 윤종해 한국노총 광주전남지역본부 의장을 만나 마련한 새로운 협상안을 놓고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지만, 타결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현대차와 지역노동계가 핵심사안인 적정임금, 적정근로시간을 두고 여전히 이견을 좁히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병훈 광주시 경제문화부시장은 12일이나 13일 윤종해 의장 등과 투자유치추진단 제3차 회의를 갖고 다시 한 번 지역노동계를 설득하기로 했다.

지역노동계는 적정근로시간을 기존 주 44시간에서 40시간으로 줄여 초임평균연봉 3500만원을 보장하거나 아예 협약서 명시 없이 경영수지 분석에 의해 이를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현대차는 당초대로 주 44시간 3500만원의 협약서 명시를 요구하고 있다. 현대차는 SUV 경차의 수익률이 낮아 지역노동계의 요구를 수용하게 되면 투자 이유가 사라지는 것은 물론 추가 투자 유치도 어렵다는 반응이다. 사실상 원점으로 돌아간 것이다.

광주시는 비상이 걸렸다. 이 사업이 무산될 경우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이면서 동시에 좋은 일자리가 크게 부족한 광주 경제의 타개책이 사라지고, 정부, 기업 등의 신뢰를 상실하면서 앞으로 대규모 공공사업, 투자유치 등을 기대하기 어렵게 되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 더불어민주당, 야당 등이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한 사업이 끝내 좌초하면서 광주의 이미지에도 상당한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윤현석 기자 chad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