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시민의 ‘성숙한 민주의식’이 담긴 공론화를 통해 지난 16년 동안 논란을 빚었던 도시철도 2호선 건설이 재추진될 전망이다. 도시철도 2호선 건립은 민선5기부터 단체장이 바뀔 때마다 찬·반 논쟁 탓에 그동안 첫 삽도 뜨지 못했지만 공론화에 참여한 시민의 선택은 찬성이었다. 공론화를 통해 ‘건설 찬성’으로 결론이 나온 만큼, 도시철도 2호선은 예정대로 추진될 것이 확실시 된다.

반대측의 공론화 요구를 전격 수용하고, 다수의 여론을 재확인한 이용섭 광주시장의 관록과 행정 경험에서 비롯된 승부수가 통했다는 평가다. 민선 7기 들어 최대 현안 중 하나인 도시철도 2호선 문제를 비교적 신속하게 해결하면서 향후 시정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다만 반대측이 주장한 시 재정 부담 절감, 수송능력 제고 및 공공(대중)교통시스템 구축 등에 대한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11일 광주 도시철도 2호선 공론화위원회 최영태 위원장은 “시민 여론조사에 참여한 2500여명 중 성별, 지역별, 연령별로 선발된 시민참여단이 지난 10일 오후 5시 화순 금호리조트에서 건설 여부에 대한 최종 설문조사에 참여했다”며 “시민참여단 243명 중 찬성은 191명(78.6%), 반대 52명(21.4%)이었다”고 밝혔다.

공론화의 결과가 80%에 육박하는 압도적인 찬성으로 결론이 나면서 그동안 일부 시민사회단체의 반대로 중단됐던 도시철도 2호선 건립 작업은 정상화할 전망이다.

최영태 공론화위원회 위원장과 이용섭 광주시장은 12일 연속해서 공론화 결과, 2호선 추진 방향과 관련 기자회견을 갖고 도시철도 2호선 건설 재개를 공식화한다.

앞서 시민참여단은 지난 9일부터 1박 2일 동안 집중 토론회를 거쳐 다음날 오후 3시 찬반과 그 이유를 묻는 설문조사를 했다. 설문조사는 휴대전화 어플리케이션을 활용한 전자 투표로, 1표라도 많은 측 의견을 존중하는 ‘단순 다수제’로 진행했다.

이 시장은 “이번 도시철도 2호선 공론화는 다른지역의 어떤 공론화보다 가장 공정하고 투명한 과정으로 진행돼 협치행정의 성공모델을 만들었고 더불어 생활민주주의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의미가 크다”면서 “최영태 위원장을 포함한 공론화 위원, 반대와 찬성 측 토론자, 참여 시민들께 150만 광주시민을 대신해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고 말했다.

한편 시민참여단은 표본으로 선정한 광주 시민 2500명 중에서 찬·반과 유보를 비롯해 성별, 연령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250명으로 구성됐다. 남자가 122명, 여자가 128명이다. 나이별로는 20대 48명, 30대 43명, 40대 53명, 50대 49명, 60대 이상 57명 등이다. 광주지역 60대 이상 인구 비율이 높아 60대 이상 참여자가 다소 많았다. 9∼10일 토론회와 설문조사에는 시민참여단 250명 가운데 243명이 참여했다. 모두 3단계로 추진되는 광주 도시철도 2호선은 광주시청∼백운광장∼광주역∼첨단∼수완∼시청으로 이어지는 41.9㎞의 순환선이다.

/오광록 기자 kro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