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년간 우여곡절끝에 불허방침이 내려진 장흥풍력발전 건설과 관련해 (주)한국서부발전(장흥사무소)측이 주변지역 주민들에게 금품 등을 건낸 사실이 알려져 말썽이 되고 있다.

장흥풍력발전 반대대책위원회(위원장 김선홍)에 따르면 지난달 13일 서부발전 장흥사무소 김모소장이 유치면 이장자치회장 문모(64)씨를 통해 18개 마을이장단에게 ‘유치면민의 날’ 행사비로 써달라며 수백만원에 달하는 금품을 제공했다는 것이다.

금품을 받은 유치면 이장자치회장인 문모씨는 자치회 총무인 김모이장에게 다시 건내 18개 마을 이장들에게 나눠주는 과정에 서 일부 이장들이 반발하자 3일 뒤인 10월 15일 우선 자치회기금에서 서부발전측에 되돌려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풍력발전 반대대책위측은 또 서부발전측이 지난 21017년 초에도 유치면 표고버섯 작목반들의 제주도 선진지 견학때도 찬조금 명목으로 100여만원을 건내다 일부 작목반원들의 거부로 다시 되돌려 줬으며 올해 설 명절에도 부산면 심천마을 일부 주민들에게 과일박스를 주려다 풍력발전 반대대책위측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이와관련 풍력발전 반대대책위는 지난달 26일자로 서부발전 장흥사무소 김모 소장을 뇌물공여혐의로, 금품을 받은 유치면 자치회장 문모씨를 뇌물수수혐의로 처벌해 달라고 장흥경찰에 형사고발 했다.

김선홍 풍력발전 반대대책위위원장은 “한국서부발전측이 선량한 주민들을 상대로 찬조금 명목으로 금품 등을 제공, 선심을 쓰며 사회적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며 “사법 당국이 이같은 부적절한 행위에 대해 강력한 처벌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문모 자치회장은 “‘유치면민의 날’을 하루 앞둔 13일 께 김모소장이 얼굴좀 보자고 해서 만나 면민의 날 행사 찬조금이라며 별다른 의미없이 받아 자치회 총무에게 전달했다”며 “어쨌든 지역주민들에게 적절치 못한 모습을 보여 죄송하고, 풍력발전 협조와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또 서부발전 김모 소장은 “유치면민의 날 행사를 한다는 초청장이 와서 유치면 18개 전 마을에 찬조금 명목으로 이장들에게 제공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장흥경찰은 지난 6일 풍력발전 반대대책위 위원장인 김모씨를 상대로 고발인 조사를 벌이고 잇따라 참고인들과 금품을 건낸 서부발전측과 유치면 자치회장 등에 대한 피고발인 조사를 벌일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장흥=김용기 기자·중부취재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