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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로 사람 때리면 `둔기'

2018. 11.08. 15:49:18

휴대전화를 법에서 규정한 ‘위험한 물건’으로 볼 수 있을까.

법원은 휴대전화가 애초 용도와 달리 사용될 경우 위험할 수 있다고 판단, 휴대전화로 사람을 때린 피고인에게 둔기로 사람을 때린 경우와 같은 죄를 물어 처벌했다.

8일 수원지법에 따르면 이모(26) 피고인은 지난 4월 18일 경기도 안양의 한 건물에서 함께 술을 마시던 A(25) 씨가 술에 취해 다른 일행에게 실수한다는 이유로 자신의 휴대전화로 A 씨의 머리를 5차례 내리쳤다.

A 씨는 두피가 찢어지는 등 전치 2주의 상해를 입었고 검찰은 이 피고인이 특수상해죄를 저질렀다고 보고 재판에 넘겼다.

형법상 특수상해죄란 2명 이상이 상해를 가하거나 위험한 물건을 이용해 상해를 가한 경우 적용되는 죄목으로 일반 상해죄보다 더 무거운 처벌을 받도록 규정돼 있다.

일반 상해죄를 저지르면 7년 이하 징역, 10년 이하 자격정지 또는 1천만원 이하 벌금을 물리지만 특수상해죄가 적용되면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이 때문에 이 사건 재판에서는 이 피고인의 혐의를 특수상해죄로 볼 수 있는지, 즉 휴대전화를 위험한 물건으로 볼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됐다.

검사와 변호인의 치열한 공방을 지켜본 재판부는 이 피고인의 특수상해죄를 인정, 검찰의 손을 들어줬다.

수원지법 형사15부(김정민 부장판사)는 최근 이 피고인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휴대전화가 일상생활에서 전기통신을 위해 널리 휴대하여 사용되는 물건으로 현대인의 필수품이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면서도 “재질상 내구성을 보유한 휴대전화의 특성 및 사용방법 등에 비춰 폭력행위의 도구로 사용될 경우 사람의 생명 또는 신체에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가능성이 큰 물건에 해당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고인의 범행은 피해자의 피해 정도 등에 비춰 죄질이 불량하지만, 합의가 이뤄져 피해자가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법원 관계자는 “이 사건 재판은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됐는데 배심원들 역시 재판부와 같은 판단을 했다”며 “대법원은 ‘구체적인 사안에서 사회통념에 비춰 상대방이 생명 또는 신체에 위험을 느낄 수 있는지에 따라 위험한 물건인가 아닌가를 판단해야 한다’고 선고한 바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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