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은 유치원과 함께 유아 보육과 교육의 한 축(軸)을 담당한다. 광주에서 운영 중인 어린이집은 국·공립 33곳을 포함해 총 1205곳(2018년 9월말 기준)이다. 이곳에 연 평균 2500억 원의 예산이 지원되고 있다. 하지만 학부모들은 이 막대한 지원금이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 알지 못한다.

최근 ‘학벌 없는 사회를 위한 광주시민모임’(이하 시민모임)에서는 광주 5개 자치구에 2015~2018년 3년간 어린이집 감사 결과 보고서를 실명 공개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5개 구청은 이를 거부하고 비공개 처분했다. 각 구청은 ‘어린이집의 정당한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는 법 조항(‘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제 9조)을 이유로 내세우고 있다.

반면 시민모임은 ‘광주 5개 자치구의 어린이집 감사 결과 공개 거부 결정이 국민 알 권리를 막고, 학부모의 어린이집 선택권을 가로막는다는 점에서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나아가 광주 5개 구청의 비공개 처분을 취소하라는 소송을 법원에 제기할 예정이라고 한다.

우리는 얼마 전 공개된 유치원의 감사 결과를 통해 몇몇 유치원 운영자의 치부를 알 수 있었다. 그러나 모든 유치원이 비리를 저지른 것은 아니었다. 따라서 어린이집 역시 감사 결과를 공개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오히려 감사 결과 공개가 결과적으로 교육 현장의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아 환골탈태(換骨奪胎)할 수 있는 기회라고 믿는다.

광주시교육청 등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은 유치원에 이어 초·중·고교 감사 결과도 오는 15일 실명으로 공개할 계획이다. 각 구청에서 지도·감독하는 어린이집 역시 예외일 수 없다. 광주 5개 지자체는 학부모들의 알 권리 충족과 어린이집의 투명성 강화를 위해 감사 결과를 즉각 공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