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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수춘마을에 ‘노의웅미술관’ 연 노의웅 화백
“시골 갤러리 오세요, 직접 내린 커피 덤입니다”
작업실·수장고·살림집·茶 공간 갖춰
중학생 때 그린 유화 등 3천여점 전시
대관 않고 아내·딸·사위 작품도 소개
“관람객과 대화·작업실 공개 행복하죠”
‘구름천사’로 유명한 노의웅 작가와 갤러리·차 마시는 공간 등을 갖춘 노의웅미술관 전경.

2018. 11.08. 00:00:00

지난 10월 광주시 남구 수춘마을에 문을 연 노의웅미술관. 노 화백의 작품이 상설전시되는 미술관을 방문하면 그림 감상과 함께 작가가 내려주는 커피를 마시며 담소를 나눌 수 있다.



올해 일흔 여섯의 노의웅(전 호남대 교수) 화백에게는 늘 품고 있던 꿈 두가지가 있었다. 하나는 고등학교 시절 은사로 ‘함께 그림을 그리는 동료이자, 후원자, 든든한 인생 선배’였던 고(故) 김은수 선생의 유작전을 여는 것이었다. ‘단 한번도 그 분을 잊은 적이 없었던’ 그는 지난해 흩어져 있던 작품을 모아 ‘김은수 유작전-그리움’을 개최, 은사와 인연을 맺었던 이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초청장을 전달하고 함께 그를 추억하는 시간을 가졌다. 스스로에게 했던 오랜 약속을 지킨 셈이다.
평생 마음에 담았던 또 하나의 꿈은 미술관 개관이었다. 노 화백은 지난달 말 드디어 소원을 이뤘다. 광주시 남구 대촌동 수춘마을에 ‘노의웅미술관’(광주시 남구 수춘안길 7)을 오픈하고 매일 찾아오는 관람객들과 차 한잔을 나누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포충사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위치한 미술관은 조용한 시골마을에 자리하고 있다. 30여평 규모의 미술관과 간단한 차를 마실 수 있는 공간, 작업실, 수장고를 갖췄다. 바로 옆에는 노 화백 내외와 딸 미화씨 내외의 살림집이 함께 붙어 있다. 최재창 선생이 제작한 동판에 노 화백이 직접 글씨를 쓴 미술관 현판 아래 ‘노의웅 임순임’ ‘노미화 임희성’ 두 개의 문패가 걸린 이유다.
단정하게 꾸려진 공간에 노 화백의 2018년 신작 20여점이 걸려 있다. ‘구름천사’로 잘 알려진 그의 작품들은 밝고 화려한 색감과 동화같은 화면 구성이 특징으로 관람객들이 부담없이 편안함 마음으로 즐길 수 있는 작품들이다.
갤러리 맞은편에는 작업실, 수장고와 함께 간단한 차를 마실 수 있는 공간이 있다. 노 화백은 미술관에 찾아온 관람객들에게 항상 차 한잔을 권한다. 커피 머신으로 직접 커피를 내리고, 집에서 담근 오래된 발효차도 내놓는다. 이 순간이 그가 가장 행복해하는 때다. 미술관 문을 연지 얼마 되지 않아 이정표를 보고 ‘우연히’ 들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지만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그들 역시 즐거운 추억을 만들고 간다.
“제 오래된 소원이 미술관을 오픈하는 것이었어요. 좀 더 빨리 열었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있기는 하죠. 드라이브를 왔다 들르는 사람이 대부분이에요. 하루에 20명 정도 오시는데 저와 여유있게 이야기하고 차도 마시는 시간을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아무래도 작가와 직접 대화를 나눌 기회가 없으니까요. 작업실이 바로 옆에 있으니 작업 공간을 보는 것도 좋아하시구요. 저에게도 참 흐뭇하고 행복한 시간입니다.”
노 화백은 당초 시내 쪽에 미술관을 오픈하려 했다. 하지만 땅값도 만만치 않고 적당한 곳을 찾기 어려워 좀처럼 진척이 없었다. 그러다 지난해 말 우연히 현재 미술관이 들어선 공간을 발견했고 바로 계약을 한 후 올 3월 착공해 10월말 문을 열었다. 아빠의 오랜 꿈을 알고 있던 딸들도 힘을 보탰다.
노 화백은 미술관을 개관하며 두 가지 원칙을 정했다. 대관을 하지 않는 것과 음료 판매 등 영업을 하지 않는 것으로 사후 미술관 운영을 할 딸들에게도 다짐을 받아뒀다. 갤러리에는 노화백의 작품이 교체 전시된다. 개인전을 열지 않았던 그가 소장하고 있는 작품은 3000여점에 달한다. 중학교 시절 캔버스 대신 종이 장판 위에 처음 그렸던 유화작품을 비롯해 자신의 그림 역사가 담긴 ‘거의 모든 작품’을 그는 소중히 보관해 왔다.
“태어나서 지금까지 단 한번도 이사를 가본 적이 없어요. 이번에 집을 옮긴 게 처음이예요. 그러다 보니 어린 시절 그렸던 작품부터 자연스레 차곡차곡 쌓이게 된 셈이죠. 오롯이 제 그림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다양한 주제로 2~개월에 한번씩 새 그림을 걸 생각입니다.”
미술을 전공하지는 않았지만 화가 남편을 만나 30년 넘게 그림을 그렸고 함께 ‘부부전’도 열었던 아내 임순임씨 작품,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하고 현재는 미술교사와 공무원으로 근무중인 두 딸, 서예를 배운 사위 등의 작품도 함께 전시할 생각이다.
조선대 미술대학을 졸업한 노 화백은 호남대 예술대 학장을 역임했으며 일본예술공론상, 오지호미술상을 수상했다. 국립현대미술관 초대전, 프랑스 라망시청 초대전 등에 참여했고 현재 청동회·목우회 회원으로 활동중이다.
“제 고향 서방이 그 때는 광산군 서방면이었요. 어릴 때 들판에 누워 바라본 하늘이 도화지였습니다. 한참 흘러가는 구름을 쳐다보고 있으면 토끼도 지나가고, 순이도 지나갔죠. 수도 없이 하늘에 그림을 그렸으니, 그곳이 바로 미술학교였던 셈이죠.”
전시실 입구에 걸린, 작가가 직접 쓴 글 ‘구름천사’를 읽으면 그의 작품이 좀 더 가까워지는 기분이 든다. 노(老)작가에게는 자신의 그림을 보고 작은 위안을 얻으며 함께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는 관람객들이 소중하게 다가오는 듯했다.
월·화요일 휴관. 문의 010-6383-5555.
/글·사진=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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