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戰後 일본미술사 한 획 그은 조양규 화백
해방 후 사상문제로 일본행…1960년 북에 간 뒤 행방 묘연
광주시립미술관 하정웅미술관서 ‘탄생 90주년 기념전’
‘31번 창고’ 등 전체 작품 10여 점 감상…10일 세미나

2018. 11.07. 00:00:00

‘31번 창고’

1928년 경남 진주에서 태어난 화가 조양규는 해방 후인 1948년 사상 문제 때문에 일본으로 떠났다. 일본 무사시노 미술대학을 다니다 생계 문제로 3년만에 중퇴한 그는 1952년 화단에 정식 데뷔했고 시대상이 반영된 주제와 강렬한 표현력을 바탕으로 1960년까지 일본 미술계에서 강한 인상을 남긴다. 일본 평론가들은 그에게 ‘전후 일본 미술의 공백을 메운 중요한 작가’라는 평을 내렸다
하지만 화가 조양규의 흔적은 1960년 이후 찾을 수 없게 된다. 그해 진행된 재일조선인 북한 귀국사업을 통해 그는 자발적으로 북한으로 떠났고 이후 행방을 알 수 없는 ‘비운의 작가’가 됐다. 그가 남긴 그림은 10여점에 불과하지만 그의 작품은 일본 리얼리즘 미술과 전위미술을 소개하는 전시에서 중요한 작가로 다뤄져 왔다.
광주시립미술관(관장 전승보) 하정웅미술관은 내년 1월 20일까지 ‘조양규 탄생90주년 기념전’을 개최한다. ‘조양규, 시대의 응시-단절과 긴장’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 소개되는 작품은 광주시립미술관 하정웅컬렉션과 국립현대미술관, 도쿄국립근대미술관, 일본 히노 갤러리 등에서 수집한 것으로 이제까지 공식적으로 알려진 조양규의 회화 전체를 아우른다.

‘동경역’

주 전시작은 하정웅컬렉션 ‘31번 창고’, ‘목이 잘린 닭’, ‘창고지기’와 도쿄국립근대미술관의 ‘밀폐된 창고’, 미야기현립미술관의 ‘맨홀 B’ 등이며 특히 하정웅 선생이 최근 수집한 ‘동경역’, 북한에서 그린 ‘풍경 드로잉’이 최초로 공개된다. 이밖에도 ‘인물 소묘’와 ‘농부와 소’ 등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작품들이 포함돼 있다. 그밖에 도서, 사진, 영상, 작품 복사본 등 다양한 아카이브 자료도 만날 수 있다.
조양규의 작품세계는 자신이 거주했던 일본 조선인부락의 풍경과 사회 하층민으로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 독일의 케테 콜비츠의 사상에서 영향 받은 인물상들, 현실과 인간사의 문제를 상징적으로 담아낸 동물들, 분단의 조국 현실과 조국에 대한 향수를 담은 리얼리즘 계열 등 폭넓다.
특히 화려한 색채의 창고 벽면과 대조적으로 그로테스크한 인간의 형상을 배치해 자본주의 사회구조의 모순과 인간소외를 보여주는 ‘창고’ 시리즈, 주변 거리에서 자주 마주치는 광경인 맨홀을 자본주의 사회의 암흑면의 또 다른 상징으로 선택한 ‘맨홀’ 시리즈 등이 눈에 띈다.
오는 10일(오후 2시)에는 1989년 조양규를 국내에 처음 소개한 윤범모 교수(동국대학교 석좌교수)를 비롯해 김영순(미술사가), 이미나(도쿄예술대 교수) 등이 참여하는 세미나가 열릴 예정이다. 문의 062-613-5390.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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