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독립운동은 1929년 11월 일제의 폭압에 맞서 광주·전남 학생들이 떨쳐 일어난 항일독립운동으로 광주에서 발발, 이듬해 평양은 물론 중국 연해주·만주까지 확산했다. 당시 전국 학생들이 한 목소리로 독립을 외쳤지만 운동의 시작과 끝은 물론 그 중심에는 광주 학생들이 있었다는 건 이론의 여지가 없다. 이런 이유로 정권이 바뀔 때마다 기념일 명칭이 학생의날, 학생독립운동 기념일 등 ‘광주’라는 지명이 빠지거나 기념식도 광주·전남 지역행사로 축소돼 치러져 왔던 게 사실이다.

그런데 지난 60년간 ‘항일 광주의거 정신 계승’, ‘광주학생독립운동 기념’이라는 수식어를 대회명으로 내세워 등반대회를 열어온 대구·경북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대구·경북 학생산악연맹, 경북산악회 회원들로, 대회 명칭은 전국 60㎞ 극복 등행(登行) 대회다. 이들은 1959년 10월 23일 대구 팔공산 일원에서 첫 대회를 열었다.

대구경북 고교생, 대학생으로 이뤄진 대구·경북 학생산악연맹은 1929년 광주학생의거 정신을 계승한 11월 3일 학생의날 제정을 기념하고 정의감과 동족애를 기르자는 취지로 60㎞의 험난한 구간을 역주했다. 이후 전남대 산악회 학생 등 전국 학생들이 속속 대회에 참가하면서 산악운동 보급과 광주학생독립운동 정신을 계승해왔다.

올해로 60회를 맞는 이번 대회는 광주학생독립운동의 시발점이 된 광주에서 처음으로 개최된다. 대구·경북학생산악연맹과 경북산악회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오는 11월 3, 4일 금당산·광주학생독립운동기념관·광주학생운동기념역사관(광주일고) 등 광주시 일원에서 열린다. 전국에서 참가한 학생, 일반부 120개 팀(3인 1조)이 달리기, 암벽등반, 응급처치, 산행 및 독도법 부문에서 실력을 겨룬다.

광주·전남학생산악연맹 김홍빈 회장은 “광복 이후 대구·경북 산악인들은 광주학생 의거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1959년 대구 팔공산에서 첫 대회를 열었고 광주·전남 산악인들도 그 뜻에 동감하고 지금껏 함께 하고 있다”며 “대구·경북 학생 산악연맹 관계자들에게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김형호 기자 kh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