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89주년을 맞는 광주학생독립운동 기념식이 국가보훈처 주관의 정부기념식으로 위상을 되찾아 다양한 기념행사와 함께 성대하게 치러진다.

3·1운동, 6·10 만세운동과 함께 3대 항일운동으로 평가받는 광주학생독립운동 기념식을 정부기념식 답게 치르라는 문재인 대통령 지시가 반영된 것으로, 문 대통령이 기념식에 직접 참석할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광주학생독립운동이 일어난 1929년 11월3일은 지난 1984년 ‘학생의 날’, 2006년 ‘학생독립운동기념의날’이란 이름의 국가기념일로 지정됐고 기념식도 공식적으로는 교육부 주관이었지만 사실상 광주시교육청 주관의 지역행사로 치러지면서 그 의미를 되새기는 데 한계가 있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23일 보훈처와 광주시교육청에 따르면 올 기념식은 처음으로 광주시 동구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내 광장에서 치러진다. 행사를 준비하는 정부당국은 해당 장소가 광주학생독립운동 당시 한·일 학생 충돌 지점이어서 기념식 장소로서 의미가 있고, 요인 경호 등 행사 진행에도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행사 주최 측은 기념식 당일 문 대통령이 참석할 것으로 보고 행사를 준비하고 있으나 급변하는 한반도 정세를 고려하면 막판 대통령 불참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문 대통령이 광주학생독립운동 기념식에 참석한다면 이는 1954년 이승만, 1964년 박정희, 1999년 김대중 대통령에 이어 현직 대통령으로는 4번째가 된다.

되찾은 위상에 걸맞게 올해 기념식은 다양한 기념행사가 준비됐다.

24일 국회에서는 (사)광주학생독립운동기념사업회가 주최하고 국가보훈처, 광주시, 광주시교육청 후원 아래 학술대회가 열린다. 국회 의원회관에서 오후 2시부터 진행되는 세미나는 ‘학생독립운동 기념사업 어떻게 활성화할 것인가’ 라는 주제로 진행된다.

박찬승 한양대 교수가 ‘광주학생독립운동의 성과와 정신계승’, 이계형 국민대 교수가 ‘학생독립운동 참여자 국가유공자 지정 현황과 보훈사업 개선 방향’, 김 성 광주대 초빙교수가 ‘학생독립운동 기념사업 변천과정과 향후 기념사업의 방향’에 대해 발표한다. 이계형 교수는 이 자리에서 “독립운동을 하다 투옥되거나 부상을 입거나 제적당한 학생 상당수가 학생이라는 이유로, 여성이라는 이유로, 훗날 좌익 활동을 했다는 이유 등으로 정부 훈·포장에서 제외됐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이제라도 제대로 된 평가를 해야한다”고 주장한다.

같은 날 오후 4시에는 광주학생독립운동기념회관(화정동)에서는 광주시교육청 학생독립운동기념회관 주관으로 ‘학생독립운동 연구논문 발표 학술세미나’가 개최된다. 같은 장소에서는 지난 22일부터 올 11월 30일까지 광주학생독립운동 사진기획전이 열리고 있다. 당시 학생독립운동을 주도한 장재성·매성 남매 미공개 사진 등을 포함해 214점을 자동 디스플레이 영상으로 공개해 학생독립운동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다.

주말인 27일 오후 2시에는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사)광주학생독립운동기념사업회 주관으로 ‘학생독립운동 만세운동 재연행사’가 열리고, 31일 오후 4시부터 학생교육문화회관(쌍촌동)에서는 기념음악회가 열린다.

/김형호 기자 khh@kwangju.co.kr

/김용희 기자 kimy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