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FC의 ‘에이스’ 나상호가 바늘구멍을 뚫는다.

지난 21일 수원 FC와의 홈경기에서 0-2패를 당한 광주는 벼랑끝에 서 있다. 광주는 이날 전반전을 압도하고도 후반전 퇴장과 페널티킥이라는 악재가 겹치면서 승점을 더하지 못했다.

반면 FC 안양(12승 7무 14패·승점 43)과 수원 FC(13승 3무 17패·42점)는 이날 나란히 승리를 거두면서 광주(9승 14무 10패·승점 41)를 7위로 끌어내리고 각각 5·6위 자리를 차지했다.

광주가 목표로 했던 플레이오프 마지노선 ‘4위’ 대전시티즌(14승 12무 12패·승점 49)과는 승점 8점 차다.

K리그 2는 이제 3라운드 대결만을 남겨두고 있다. 광주가 3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거둔다고 해도 4위 계산은 복잡하다.

안양과 수원의 가능성도 남아있지만 현재 4위가 가장 유력한 팀은 역시 대전이다.

대전이 남은 경기에서 1승만 올려도 광주의 4위 꿈은 깨진다. 대전이 2무 1패로 시즌을 마무리해도 광주는 3승을 하고도 목표 달성에 실패한다.

대전이 1무 2패를 기록할 경우 광주에 희망이 남는다. 광주가 3연승으로 승점 50점을 채우고 득점을 따져보면 된다.

K리그는 두 팀의 승점이 같을 경우 득실차가 아닌 득점으로 순위를 가린다. 광주는 33라운드까지 43득점에 성공하면서 42득점의 대전에 앞서있다. 3승을 가정할 경우 최소 3골이 더해지는 만큼 다득점에서는 광주가 앞설 가능성이 높다.

물론 광주에는 바늘구멍을 뚫어야 하는 어렵고 복잡한 과정이다. ‘에이스’ 나상호의 발이 불가능에 가까운 확률을 겨냥하고 있다.

나상호의 골은 광주의 승리로 직결되고 있다. 15골로 K리그 2 득점 1위를 달리고 있는 나상호가 골 세리머니를 펼친 날 팀은 9승 3무 1패의 전적을 냈다. 올 시즌 광주가 거둔 9승에 모두 나상호가 있었다.

특히 나상호가 멀티골을 기록한 4월 21일 수원 FC전에서 광주는 5-0 대승을 거뒀다. 나상호가 시즌 두 번째 멀티골을 기록한 9월 30일에도 광주는 서울 이랜드를 4-1로 제압했다.

나상호는 극장골의 주인공으로도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6월 3일 대전원정에서 나상호는 0-1로 뒤진 후반 추가 시간에 이한도의 동점골에 이어 역전골을 장식하면서 2-1 승리에 마침표를 찍었다.

7월 21일 부천 원정에서도 후반 추가 시간에 골을 터트리면서 극적인 1-0 승리를 이끌었다. 나상호는 10월 6일 안방에서 재격돌한 부천에 다시 한번 충격적인 골을 안겨줬다.

0-1로 뒤진 후반 45분 나상호가 부천의 골망을 출렁이게 하면서 팀을 패배에서 구하고 승점을 보탰다.

나상호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출전을 위해 빠졌던 5경기를 제외하고 28경기에서 15골을 터트리면서 경기당 0.54개의 골을 생산해내고 있다.

플레이오프를 꿈꾸는 광주에 1위 아산 무궁화는 또 다른 변수다. 경찰청이 내년부터 체육단을 운영하지 않기로 하면서 선수 수급 중단을 예고했다. 선수 충원이 이뤄지지 않으면 아산은 ‘클럽별 등록선수 수는 최소 20명’이라는 K리그 선수 규정을 충족하지 못하게 돼, 내년 리그에 참여할 수 없다. 이럴 경우 승격 자격을 잃은 아산을 대신해 2위 팀이 자동 승격되고, 5위까지 플레이오프에 참가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 광주는 4위를 목표로 달려야 한다.

‘승리를 부르는’ 나상호가 남은 세 경기에서 ‘기적의 가을’을 만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