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종

KIA 타이거즈가 ‘가을 역사’를 위해 양현종 카드를 선택했다.

가을 야구의 시작을 알리는 2018 KBO 와일드카드 결정전 미디어데이가 15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렸다.

3년 연속 포스트 시즌 진출에 성공한 KIA에서는 김기태 감독과 함께 ‘4번 타자’ 안치홍 ‘필승조’ 김윤동이 행사에 참여했다. 넥센 히어로즈에서는 장정석 감독과 팀 타선의 중심인 박병호, 이정후가 대표로 단상에 올랐다.

이날 주요 관심사 중 하나는 바로 ‘선발 투수’였다.

4위 팀 장정석 감독이 먼저 제이크 브리검을 호명한 뒤 5위 팀 사령탑 김기태 감독에게 마이크가 넘어갔다.

김 감독이 언급한 선발은 에이스 양현종이었다. 일반적인 상황이었다면 당연한 발표였지만, 부상이라는 변수가 있었기 때문에 양현종의 이름이 나오자 잠시 행사장이 술렁거렸다.

양현종은 지난 3일 삼성과의 원정경기에서 3회를 끝으로 마운드에서 물러났었다.

이날 2-0으로 앞선 3회말 선두타자 최영진에게 솔로포를 내준 양현종은 2-2가 된 2사 1·3루에서 이원석에게 역전 스리런을 허용한 뒤 오른쪽 옆구리를 붙잡았다. 양현종은 남은 아웃카운트 하나까지 처리하고 내려왔지만, 옆구리 통증으로 다음 날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병원 검진 결과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니었다. 그리고 재검 결과에서도 이상이 나타나지 않으면서 양현종은 지난 11일 1군에 합류해 훈련을 재개했다. 불펜피칭까지 소화하면서 포스트 시즌에 대한 의욕을 보였고, 중요한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선발로 낙점됐다.

김 감독은 “부상으로 고민했는데 코칭스태프와 트레이닝 파트에서 게임이 된다는 보고를 받아서 최종적으로 결정했다”며 양현종을 선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또 “오전에 보고가 올라왔다. 본인 의지도 확고하고, 불펜 피칭도 50~60개 정도 했더니 큰 무리가 없다고 한다. 투구수는 잘 던져주면 좋겠지만 내일 컨디션을 봐야 할 것 같다”며 “책임감이 강한 선수이기 때문에 좋은 피칭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언급했다.

주변의 우려와 달리 양현종이 강한 의지를 보이면서 KIA는 에이스를 선택했다.

하지만 부상에서 회복된 지 얼마 되지 않고, 2주가량의 공백이 있다. 또 3일 경기 포함 최근 3번의 등판에서 양현종은 13.1이닝 동안 23피안타(2피홈런) 6볼넷 11탈삼진 16실점을 하면서 10.80의 평균자책점으로 2패만 기록했다.

경험과 의지라는 큰 무기를 가진 양현종이지만 최근 컨디션과 성적이 좋지 못한 만큼 기대와 우려가 공존한다.

KIA에는 내일이 없는 경기다. 5위로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르는 만큼 준플레이오프 진출을 위해서는 2승이 필요하다. 무승부도 탈락을 의미한다.

양현종이라는 변수 많은 카드를 선택한 KIA는 임창용을 필승조로 대기시키는 등 불펜 총가동을 준비하고 있다.

김 감독은 “모든 선수가 불펜 준비를 하고 있다. 전체적인 선수가 중요한 순간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이야기를 해 놓은 상태다”고 마운드 운영 계획에 대해 밝혔다.

타선의 도움도 절실한 벼랑 끝 승부다.

김 감독은 “뒷문이 필요하다고 하면 김윤동 선수가 잘 막아주리라 생각한다”면서도 “뒷문 단속을 안 하고도 이길 수 있도록 공격적으로 잘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언급했다.

‘화끈한 공세’를 기대하고 있지만 김 감독은 수비가 까다로운 고척돔 구장의 특성상 공격형 라인업과 수비형 라인업을 두고 고민하고 있다.

시즌 막바지 ‘강한 2번’으로 나지완을 전면에 배치했던 김 감독은 라인업에 관한 질문을 받은 뒤 “내일 끝날 수 있는 게임인 만큼 수비 쪽인지 공격 쪽인지 고민해야 할 것 같다. 기존 라인업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다. 이길 수 있는 라인업을 고민하겠다”고 설명했다.

‘양현종 카드’가 KIA의 무리수가 될지, 신의 한 수가 될지. 그 결과는 16일 저녁 확인할 수 있다.

/고척=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