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만 연주하지 않지만, 우리에게는 ‘클래스’가 있습니다.”

지난 2007년 클래식계에 혜성처럼 등장한 실내악 앙상블 ‘필하모닉스’가 내건 말은 결코 가볍게 들리지 않는다. 이들이 세계적인 오케스트라 베를린 필과 빈 필 단원으로 구성된 이유만은 아니다. 이들은 클래식은 재미가 없다는 편견을 깨고 세련된 편곡과 완벽한 연주로 장르를 뛰어넘는 무대를 선사하며 전세계적인 입지를 다지고 있다.

연말을 뜨겁게 달굴 ‘필하모닉스’의 내한 공연이 오는 12월17일 오후 7시 30분 광주문화예술회관 대극장에서 열린다.

‘필하모닉스’는 베를린 필 악장을 맡고 있는 노아 벤딕스-발글레이를 비롯해 세바스티앙 거틀러(바이올린), 틸로 페히너(비올라·빈 필), 스테판 콘츠(첼로·베를린 필), 오돈 라츠(더블베이스·빈 필 수석단원), 다니엘 오텐잠머(클라리넷·빈 필 수석), 크리스톱스 트락슬러(피아노) 등 7명으로 구성돼있다.

‘필하모닉스’처럼 현악4중주에 클라리넷, 더블베이스 그리고 피아노가 더해진 구성은 보기 힘든 편이다. 이들은 꾸준히 앨범을 내고 연주회를 통해 청중을 만나고 있다. 지난 2011-2012 시즌부터 빈 콘체르트하우스에서 정기연주회를 펼치고 있으며 2012년 빈 필 신년음악회 인터미션에는 그들이 제작한 영상이 상영되기도 했다.

지난 4월에는 신보 ‘비엔나 베를린 뮤직클럽’을 발매해 국내 팬들에게 소식을 알렸다. 최정상 클래식 음반사인 ‘도이치 그라모폰’과 함께 작업하면서 클래식 애호가 사이에서 이들 음반은 깊은 신뢰를 받았다.

최근 노아 벤딕스가 수석 바이올린으로 합류하면서 이름을 ‘더 필하모닉스’에서 ‘필하모닉스’로 바꾼 이들은 ‘클럽’이 붙은 앨범명에서 알 수 있듯이 젊고 참신한 시도를 해오고 있다. 이번에 발표한 앨범은 생상스의 ‘동물의 사육제’ 중 ‘코끼리’, 에릭 사티의 ‘그노시엔느’, 니콜라이 골로바노프 ‘러시안 서곡’ 등 클래식 외에도 다양한 장르를 아우른다. 캐롤 ‘펠리스 나비다’, 록그룹 퀸의 ‘보헤미안 랩소디’ 등 음악의 범위를 넓혀 자신들만의 색깔을 입혀 연주했다.

연주 레퍼토리는 최근 선보인 음반 ‘비엔나 베를린 뮤직클럽’에 담긴 음악들이 대거 포진해있다. 정통 클래식과 팝송, 탱고 등 클래식 애호가뿐만 아니라 대중에게도 사랑받을 음악들로 무대를 채울 예정이다. 브람스의 ‘헝가리 무곡 1번’으로 문을 열고 라흐마니노프의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랩소디’, 요한스트라우스 ‘박쥐’ 서곡, 험퍼딩크 ‘헨젤과 그레텔’ 서곡 등이 이어진다.

클래식 외의 장르 선곡도 풍성하다. 천재적 탱고 음악가 아스토르 피아졸라의 ‘미친 밀롱가’, 영화 음악의 대가 헨리 맨시니의 ‘아기 코끼리의 걸음마’,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영국 가수 중 한명인 스팅 ‘잉글리쉬맨 인 뉴욕’ 등을 만나고 스테판 콘츠의 첼로 독주도 들을 수 있다.

‘필하모닉스’는 이날 광주 공연을 시작으로 18일 인천문예회관을 거쳐 19일 수원 경기도문화의전당에서 순회를 마무리한다. R석 8만8000원, S석 6만6000원, A석 3만3000원. 티켓오픈은 티켓링크(ticketlink.co.kr)에서 오는 18일 오후 2시부터 이뤄진다. 문의 062-220-0541.

/백희준 기자 bhj@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