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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소절 연주·독창으로 바꿔 따라부르기·기립 막아라”
“둘째 소절 합창은 빠르게”
“5·18 단체에 통보 말라”
“찬성 과반 미달”…여론 조작
반대 광고도 보훈처 기획

2018. 10.12. 00:00:00

국가보훈처 ‘위법·부당행위 재발방지위원회’(이하 재발방지위)가 11일 밝힌 보수 정권의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저지에 대한 조사 결과를 보면 이전 정부가 얼마나 치졸하고 치밀하게 제창 저지 활동을 했는지 드러난다.
재발방지위는 “31주년 행사부터는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를 때 참석자들의 기립이나 제창을 막기 위해 준비했고, 정부대표가 일어서서 노래를 부르는 것은 곤란하다는 인식이 있었던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당시 보훈처는 ‘31주년 5·18 기념식 임을 위한 행진곡 사용 관련 우리처 입장’이라 자료에서 “반정부 시위에 사용되고 있는 노래를 정부기념식가로 사용하는 것은 부적절하며, 정부 대표로 참석한 주빈이 참석자들과 함께 일어서서 노래를 부르는 것도 곤란하다”면서 “공식 식순에 포함하되 기념식순 말미에 합창단이 연주 및 노래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했다. 이어 이런 방침을 사전에 5·18 단체에 통보할 경우와 통보하지 않을 경우에 전개될 상황을 각각 예상하고 의견을 통보하지 않고 행사를 추진키로 했다고 자료는 적었다.
특히, 보훈처가 작성한 32주년 공연계획안을 보면 청와대와 보훈처가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막기 위해 얼마나 치졸한 방법까지 동원했는지 드러난다.
재발방지위는 “32주년 공연계획안에서 보훈처는 참석자들의 기립과 제창을 최대한 차단하기 위해 ‘첫 소절 연주·무용만, 둘째 소절 합창(빠르게)’ 또는 ‘전주 도입, 무용, 특수효과 등의 공연요소를 추가하여 기립·제창의 시점을 잡을 수 없게 진행’하겠다는 등의 치밀함까지 보였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공연계획안에 제시된 1안은 ‘첫 소절은 국악관현악단 연주 및 무용만(2분), 둘째 소절은 합창(빠르게, 1분 30초)’이다. 보훈처는 이에 대한 장점으로 ‘첫 소절을 따라부르지 않게 함으로써 참석자 기립 및 제창 가능성을 최대한 차단’이라고 판단했다.
2안은 ‘전주(1분30초) 도입, 첫 소절은 독창(느리게, 2분), 둘째 소절은 합창(빠르게, 1분 30초)이다. 보훈처는 이에 대한 장점으로 “공연 형식으로 진행해 참석자의 기립을 어느 정도 방지할 수 있다”고 했다. 당시 보훈처는 여론조작까지 실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발방지위는 “지난 2013년 6월 국회의 기념곡 지정 촉구 결의 이후에도 보훈처는 객관적이고 공정한 의견수렴 없이 구두 및 전화로 은밀하게 의견을 수렴해 이중 반대의견만을 내세우고, 특정 이념에 치우친 소수로부터만 자문을 받고, 전문기관의 여론조사 결과 기념곡 찬성이 43%, 반대가 20%로 찬성이 반대보다 2배가 많았음에도 찬성이 과반에 미치지 못해 국민공감대 형성이 미흡하다고 했다”고 밝혔다.
또 재발방지위는 보훈단체 명의로 2014년 4월9일 한 보수신문의 기념곡 제정 반대 광고도 보훈처의 기획이었던 사실이 내부 문건을 통해 확인됐다고 재발방지위는 밝혔다. 이어 “같은 문건 대책논의 부분의 관계기관 의견에 BH(청와대) 수석회의에 보고된 사항 절차에 따라 처리라고 기재된 것으로 보아 청와대와도 의견조율 한 것을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지경 기자 jk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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