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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절한 도움 요청에도 광주시·동구청·YWCA ‘수상한 침묵’
3번이나 버림받은 고아소녀들
원생들 “우리 편 하나도 없다”

2018. 10.10. 00:00:00

광주시와 동구청, 광주 YWCA가 국가인권위원회로부터 ‘여자 보육원생들을 학대한 시설장 해임 및 관리·감독 강화’라는 취지의 공문을 받고도 2개월 넘도록 사실상 묵살한 것으로 드러나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선 해당 아동시설이 광주시와 동구청으로부터 연간 10억원이 넘은 예산을 지원받는 등 평소 업무상 접촉이 잦다는 점에서 ‘침묵의 카르텔’을 형성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결국 이들 모두가 학대 사건을 외면하는 사이 보호자 한명없는 ‘고아 소녀’들은 유일한 거주지인 해당 보육시설에서는 ‘밀고자’로, 외부기관에선 ‘거짓말쟁이’로 낙인찍인 채 또 한번의 고통을 견뎌내고 있다.
9일 국가인권위원회와 광주시, 동구청, 광주YWCA 솔빛타운 시설 등에 따르면 인권위는 지난해 6월 광주YWCA산하 보육시설에서 보육생을 강제로 정신병원에 입원시키려 했다는 진정에 이어 정신병원 강제입원, 시설장 폭언 등 구체적인 제보가 접수돼 지난 1월부터 6월까지 직권조사를 했다.
인권위는 지난 2월 관리·감독 기간인 광주시에 해당 보육시설의 현황과 지도·점검 자료를 요청한 데 이어, 관련 조사를 통해 해당 보육시설이 아동들을 정신병원에 입원시키거나 입원을 시도한 사실을 밝혀냈다.
인권위는 지난 7월 이같은 내용이 담긴 ‘거주 아동에 대한 정신병원 강제입원 시도는 인권침해’라는 결정문·공문을 광주시와 YWCA에 보내 해당 시설장 해임 등 중징계 처분 및 관리·감독을 강화하도록 권고했다.
하지만, 광주시는 해당 시설이 주소지를 둔 동구청에 시설장 해임 등 중징계 처분과 시설에 대한 관리·감독을 하도록 지시했을 뿐 해당 시설 조사나 피해아동 면담, 처리결과 점검 등 후속조치 등은 하지 않았다. 이후 해당 시설에선 인권위 조사 내용 외에도 추가로 피해 아동들의 증언이 이어지고 있다.
광주시 관계자는 “인권위 공문을 받은 지난 7월 해당 사실을 알았으며, 인권위 결정문 내용 외에 다른 학대 피해는 확인하지 못했다”면서 “지난달 29일 광주일보 기사를 보고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해 전수조사 등을 하려 했으나, 경찰이 수사에 착수할 계획이라는 말을 듣고 수사결과를 기다리기로 했다”고 해명했다.
광주시의 공문을 받은 받은 동구청도 이미 내용을 알고 있는 광주YWCA에 해당 사실을 통보하는 데만 그쳤다. 동구청은 특히 인권위 권고에 앞서 해당 아동시설에 대한 학대 민원을 접수받고도 묵살했다는 의혹까지 받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최근 해당 아동시설에서 퇴소했다는 한 어린이의 부모는 동구청에 보육시설의 인권 침해 관련 민원을 수차례 접수넣었지만 매번 묵살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동구 관계자는 이와 관련, “해당 업무를 최근 배정받아 사정을 잘 알지 못한다. 자세한 내용은 광주시에 연락해 알아보라”는 답변만 되풀이하고 있다. 지난해 광주시로부터 받은 해당 아동시설 지원금 10억1600만원을 광주 YWCA에 지원해 준 동구청이 사실상 관리·감독에 두손을 놓고 있는 것이다.
동구청으로부터 아동시설에 대한 조치를 통보받은 광주YWCA도 징계는커녕 ‘제식구 감싸기’에 급급한 모습이다.
광주 YWCA측은 공문을 받은 지 2개월여가 흐른 지난달 10일에서야 이사회를 통해 인권위 결정문 내용을 잠시 거론했으며, 참석 이사 등에게는 “사실이 아닌 만큼 이의를 제기할 계획”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 YWCA회장도 이사회에 앞서 인권위 권고 조치로 개최한 해당 보육시설내 직원대상 교육에서 “인권위 결정문은 사실이 아니다”는 취지의 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광주 YWCA 서옥희 사무총장은 “이사회 등에서 인권위 결정문이 사실이 아니다라고 한 적은 없지만, 일부 참석자들이 듣기엔 오해할 소지는 있었을 것으로 생각된다”면서 “그동안 인권위 권고 내용을 지키기 위해 직원교육도 하고, 수차례에 걸쳐 회의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인권위 조치 이후 보호는커녕 이중, 삼중의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해당 보육시설 원생들은 “인권위 조사 이후에도 원장은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태어날 때부터 그랬지만, 누구 하나 우리 편이 없다. 갈 곳이 없다보니 어쩔 수 없이 밤 늦게 들어가 잠만 잔다”면서 “이번 일 때문에 시설의 눈 밖에 나 퇴소시 지원해주는 정착금(300만원 수준)조차 받지 못할까 걱정하는 원생까지 있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김한영 기자 young@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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