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29일 국회를 통과한 징벌적 손해배상에 관한 주요 법안이 통과되면서 이와 관련한 주요 법안에 하도급법, 대리점법, 제조물책임법, 가맹사업법 등이 포함돼 오는 10월부터는 프랜차이즈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담은 새로운 가맹사업법 개정안이 발효된다.

프랜차이즈 징벌적 손해배상제란 가맹본부의 허위, 과장 정보제공, 계약 갱신거절 및 계약해지 등 부당한 거래거절을 막대한 투자금 손실 및 가맹점의 시장퇴출까지 야기하는 큰 위반행위로 판단하여 열거한 2개의 행위로 인해 가맹점사업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에 가맹본부가 그 손해의 3배 범위 내에서 배상책임을 지는 것을 말한다.

프랜차이즈 징벌적 손해배상제는 보상적 손해배상만으로는 한계를 넘어서 고액의 손해배상을 하게 함으로서 향후 가맹본부의 부당행위를 방지하여 가맹점주의 피해구제와 권익을 보호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프랜차이즈 징벌적 손해배상제 시행읗 앞두고 관련 업계는 찬반 논란이 거세다. 창업단계에서 과장된 정보를 사전에 차단하고 가맹본부의 법위반을 줄이며 ‘갑질’을 근절하여 가맹점사업자들의 권익보호나 피해구제 등에 실효성이 제고될 것으로 보는 찬성측 입장과 국내 프랜차이즈산업은 이미 가맹사업법에 의거한 각종 규제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가맹사업법 개정안이 가맹본부와 가맹점을 ‘상생’ 관계가 아닌 ‘갑을’ 관계라는 이분법적인 재단을 하고 있고 자칫 가맹본부에 과도한 배상을 요구하는 가맹점 사업자들의 소송이 빈번해질 것이라는 우려의 시각을 가진 반대측 입장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하지만 10월부터 개정된 가맹사업법의 시행이 확정되었기에 더 이상의 찬반논란은 큰 의미가 없다. 징벌적 손해배상을 담은 가맹사업법 개정을 계기로 가맹본부는 주관적인 시각의 정보공개서가 아닌 객관적인 시각의 정보공개서 작성에 집중해야 한다.

또 가맹계약서에 명시된 계약 갱신거절 및 계약해지 등에 관한 항목을 막연한 문구가 아닌 조금 더 구체적인 문구를 활용하여 객관적으로 작성하여 가맹본부와 가맹점이 갑을관계 계약이 아닌 동등한 입장이 되도록 안배할 필요가 있다.

또 가맹점 사업자는 가맹계약서와 가맹사업법의 범주 안에서 자신의 권익은 지키되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악용하여 가맹본부를 압박하는 행위는 최대한 자제되어야 한다.

국내 프랜차이즈 본사의 95.4%는 연매출 200억 미만의 중소기업이고 65%는 연매출 10억 미만의 사업자들이다. 이는 징벌적 손해배상제에 의거한 손해배상 소송 몇 건만 패소해도 문을 닫아야 하는 본사가 의외로 많다는 얘기다. 프랜차이즈는 본사와 가맹점의 유기적인 상생시스템이다. 본사의 갑질이나 본사 위주의 일방적인 횡포도 당연히 근절되어야 하지만 가맹점도 관련법을 지나치게 확대해석하여 무리하게 본사를 흔들어서 브랜드의 이미지까지 타격을 받으면 결국 본사와 가맹점 모두가 피해를 입는 상황에 내몰리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아무쪼록 이번 가맹사업법 개정안 시행을 앞두고 프랜차이즈 본사들과 가맹점 사업자들은 갑을관계가 아닌, 대립관계도 아닌, 상생의 길을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나가는 상생의 동반자로서 화합하는데 더 좋은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한국지역산업연구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