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성함을 느끼는 한가위에도, 불투명한 경제여건 등으로 지역 기업들의 고민이 깊어가고 있다.

생산·소비가 가라앉은데다, 수출 물량마저 줄어들면서 자칫 성장 능력 훼손 및 고용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어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자동차 18만대 사라진다는데…7000명 불안에 떤다=기아차 광주공장의 최대 현안은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수입자동차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 여부다. 광주공장에서는 지난해만 전체 생산량(49만2233대)의 37.3%인 18만3959대를 미국으로 수출했다. 쏘울은 10만9625대(66.2%), 스포티지는 7만4334대(37.0%)에 달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수입 자동차에 대해 25%의 관세 부과 조치를 실행할 경우 미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광주공장은 물량 감소가 불가피해져 직원들의 고용 불안감도 커질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당장, 기아차 광주공장 노조는 “미국의 수입 자동차에 대한 25% 관세 부과 조치가 현실화되면 광주 3개 공장 중 1곳 물량인 18만대가 사라지게 된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이같은 점을 감안, 사측에 최근 “수입자동차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로 인한 7000여 노조원들의 고용 불안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라”고 촉구했다.

기아차 광주공장 뿐 아니다. 광주지역 1차 자동차 부품업체 중 74.1%(2016년 기준)가 기아차에 납품하는 등 부품업체의 완성차업체에 대한 의존도도 높다. 이 때문에 지역 자동차업종 전체의 고용 불안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게 노조측 우려다. 기아차 광주공장 노조가 정치권에도 적극적 역할을 해 줄 것을 주문하는 이유다.

◇타이어 판매 감소…불안한 직원들=금호타이어 노조는 최근 회사 홈페이지에 “국내공장 생산 물량의 해외영업상황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미래를 예단할 수 없어 조합원들의 불안감은 지속되고 있다”는 글을 올렸다. 추석 명절을 앞두고 노조원들에게 보낸 글로는 어울리지 않지만 그만큼 암울한 회사 상황을 엿볼 수 있다는 게 지역 경제계 분석이다.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1분기부터 6개 분기 연속으로 적자 기조를 이어오고 있으며 2분기 매출액도 6647억원으로 1년 전보다 6.7% 줄었다. 재고 물량이 쌓이면서 4월 이후 공장 휴무도 지속되고 있다.

노조는 이런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고용 불안감이 커질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추석 이후 진행될 단체협약에서 고용 안정책을 최우선 과제로 정해놓은 상태다. 광주 공장의 설비투자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논의중인 광주공장 이전 방안 등도 고용 불안감을 해소하는 방안과 연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금호타이어 노조 관계자는 “상여금 반납, 영업오더 감소, 재고 과다로 인한 공장 휴무로 지쳐있을 조합원들에게 송구한 마음”이라며 “국내공장을 정상 가동하고 영업 물량을 확보, 살맛나는 일터가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역 경제계에서는 삼성전자의 경우 최근 김현석 소비자가전(CE) 부문 대표이사가 광주를 찾아 “생산라인의 해외 이전은 더 없을 것”이라고 강조한 점, “광주사업장에서 AI와 사물인터넷 기반의 초프리미엄 가전제품 생산을 늘리겠다”고 약속한 점을 들어 안도하는 분위기다. /김지을 기자 dok2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