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의 ‘맏형’ 임창용이 자신의 1000번째 경기에서 팀의 ‘가을 잔치’를 타진한다.

임창용은 18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원정경기 선발로 출격한다. 임창용이 마운드에 오르는 순간 한·미·일 통산 1000경기 기록이 완성된다.

임창용은 17일 현재 KBO리그 755경기, 일본 프로야구(NPB) 238경기, 미국 프로야구(MLB) 6경기 등 3개 리그에서 999경기를 치렀다.

이상훈, 구대성, 박찬호 등이 한·미·일 프로야구를 모두 경험했지만 1000경기 출장은 임창용이 처음이다.

광주 진흥고를 졸업하고 1995년 해태에 입단한 임창용은 1998년 12월 삼성으로 트레이드된 뒤, 일본과 미국을 거쳐 지난 2016년 고향으로 돌아왔다.

1000경기를 달리는 동안 의미 있는 기록들이 쌓였다.

KBO리그에서만 18시즌을 뛴 임창용은 1698이닝을 던져, 128승 85패 258세이브 19홀드 1448탈삼진 평균자책점 3.44를 기록하고 있다.

22세이던 1998년 34세이브로 ‘최연소 구원왕’에 오르는 등 3차례(1998·2004·2015년) 세이브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최연소 100세이브(23세 10개월 10일), KBO 최초 3년 연속(1998~2000) 30세이브, KBO리그 최고령 세이브 기록(42세 3일)에도 이름을 남겼다.

1999년에는 평균자책점 2.14로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2008년 NPB에 진출한 임창용은 야쿠르트 스왈로스에서 5시즌 동안 238경기 233이닝 11승 13패 128세이브 173탈삼진 평균자책점 2.09를 기록했다. 2009시즌에는 개막 후 33경기(33.2이닝)에서 무자책 행진을 하며 ‘미스터 제로’라는 별명을 얻었다.

2013년 꿈에 그리던 MLB에 진출, 시카고 컵스 소속으로 6경기 5이닝 5탈삼진 평균자책점 5.40을 기록했다. 임창용은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14번째 한국 선수이자 최고령 선수로 기록됐다.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로도 맹활약했다. 임창용은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동메달, 1998 방콕· 2002 부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 2009년 WBC 준우승 현장에 있었다.

임창용은 “그동안 믿고 기용해주신 감독님 및 코칭스태프와 동료, 선후배, 팬이 있어 가능했다. 경기에 나갈 수 있는 것에 감사하고, 최대한 즐기면서 선수 생활을 이어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개인적으로 많은 의미가 담긴 1000번째 경기 날은 가을 잔치의 향방을 가를 중요한 무대이기도 하다.

KIA는 나지완의 5안타 활약 속에 16일 SK에 끝내기 승을 거두며 6위로 올라섰다. 하지만 1경기 차 7위 삼성과 18·19일 운명적인 만남을 갖는다. KIA는 삼성에 올 시즌 5승 8패로 열세다. 가장 최근 대결에서는 헥터가 한승택의 만루홈런을 지키지 못하고 승리를 내줬다.

이후 광주에서 만나는 NC 다이노스와 주말 대전에서 상대하는 한화 이글스는 ‘어려운 그들’이다.

KIA는 앞선 마산 원정에서 버나디나의 2년 연속 ‘20-20’과 유민상의 9회 2사 동점 스리런에도 2패를 기록했다. NC전 5연패 등 5승 8패. 한화와의 상대 전적은 3승 8패로 뚝 떨어진다.

임창용이 위기의 마운드를 지키기 위해 스타트를 잘 끊어줘야 한다.

팻딘이 선발에서 탈락하면서 ‘예비역’ 전상현이 선발 테스트를 앞두고 있고, 벤치의 주먹구구 운영에 불펜의 불균형은 심화하고 있다. 끝내기 승에 묻혔지만 김윤동의 과부하가 심각하다.

김윤동은 16일 경기에도 투입되면서 3연투 포함 최근 1주일 동안 5차례 마운드에 올랐다. 투구수는 142개.

마무리 윤석민의 어깨와 성적이 오락가락하고, 김세현은 7.00의 평균자책점을 찍고 있다. 김윤동·임기준에 역할이 집중되는 등 올해도 불펜 운영은 KIA 약점이 되고 있다.

임창용이 베테랑의 힘으로 승리의 1000번째 경기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