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에게 죄송하다”는 끝내기 주인공이었다.

KIA 타이거즈가 16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서 연장 10회말 터진 나지완의 끝내기 안타로 7-6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KIA는 삼성 라이온즈와 자리를 바꾸고 6위로 올라섰다. 5위 LG 트윈스와는 두 경기 차가 됐다.

나지완이 홈런 두 개 포함된 프로 첫 5안타 경기를 하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고 또 끝냈다.

나지완이 1-3으로 뒤지던 4회말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는 투런포를 날렸다.

최원준의 우전안타로 만들어진 1사 1루에서 나지완이 산체스의 144㎞짜리 커터를 공략해 중앙 담장을 넘겼다. 나지완의 시즌 20호. 이 홈런과 함께 나지완은 KBO리그 통산 38번째 3년 연속 20홈런의 주인공이 됐다.

나지완의 포효는 여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마무리 윤석민이 4-4로 맞선 9회 2사에서 등판해 아웃카운트 하나도 잡지 못하고 2실점을 하고 물러나면서 SK로 흐름이 기울었다.

하지만 선두타자로 나온 이범호가 이날 첫 안타로 꺼져가던 불씨를 살렸다. 김선빈이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났지만 나지완이 이번에는 신재웅의 체인지업을 담장 밖으로 날려버렸다. 점수는 다시 6-6.

이어 유재신과 한승택이 연속 볼넷으로 걸어 나가면서 KIA가 경기를 끝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KIA의 바람대로 버나디나의 중전 안타까지 이어졌지만 거리가 부족했다. SK 중견수 김강민의 총알 송구에 홈에 들어오던 유재신이 아웃됐고, 황윤호의 강한 타구는 투수 신재웅을 맞고 튀면서 땅볼이 되고 말았다.

결국 연장으로 돌입한 승부. 하지만 이날 경기 마지막 순간에도 나지완이 있었다.

10회초 마운드에 오른 황인준이 삼자범퇴로 이닝을 처리한 뒤 10회말 공격 기회가 찾아왔다.

선두타자 최형우가 좌익수 플라이로 물러났지만 안치홍이 좌측 안타로 출루했다. 홍재호와 김선빈의 연속 볼넷으로 1사 만루가 됐고, 나지완의 여섯 번째 타석이 돌아왔다. 6회 볼넷, 7회 내야안타까지 앞선 다섯 번째 타석에서 모두 걸어 나갔던 나지완이 이번에도 출루에 성공하며 4시간 34분의 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번에는 박희수를 재물 삼았다. 나지완은 박희수의 4구째를 공략해 좌중간에 공을 떨어트리면서 끝내기의 주인공이 됐다. 지난 2013년 4월 10일 광주 두산전에 이어 오랜만에 기록된 나지완의 끝내기 안타였다.

나지완은 “마지막 타석에서 부담없이 치자는 생각으로 타석에 들어갔다. 컨디션 좋고 나쁜 것을 생각할 상황이 아니다. 선수 입장에서는 준비 잘해서 좋은 결과를 내야 한다”며 “팬들에게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지난해 우승팀인데 5강 싸움을 하는 게 죄송하다. 언제든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준비를 잘하고 있어야 한다”고 덤덤하게 끝내기 소감을 언급했다.

한편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으며 승리의 발판을 놓은 황인준은 입단 4년 만에 첫 승을 기록했다.

황인준은 “휴식기 지나고 나서 밸런스가 좋지 않아서 밸러스에 신경을 많이 썼다. 오늘은 생각한 대로 경기가 된 것 같아서 기분 좋다. 결과는 생각 안 하고 있었는데 승리투수가 됐다. 팀이 이겨서 더 좋다”며 “나가기만 하면 열심히 하자는 마음이다. 팀에 도움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