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5월 단체 등을 상대로 구상권 행사(손해배상 청구 소송)를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광주일보 지난 8월30일 자)와 관련, 평화당 최경환 국회의원(광주 북구을)이 ‘구상권 청구 계획을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최 의원은 엊그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도종환 문화부 장관에게 ‘공사 지연의 책임을 지역 시민사회단체에 떠넘겨 구상권을 청구하는 것은 매우 잘못된 판단’이라고 지적했다.

최 의원의 말대로 구상권 청구는 ‘아무 실익도 없고 갈등만 유발하는 것이며 수습하려는 것이 아니라 일을 키우자는 것’일 뿐이다. 또한 옛 전남도청을 정부가 원형 복원하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뜬금없이 구상권을 청구하는 것은 오히려 문제를 더 꼬이게 할 뿐’이라는 말도 백번 맞는 말이다.

하지만 문화전당 측은 지난 2008년 옛 전남도청 별관 존치 논란과 관련해 5월 단체 등을 상대로 110억 원대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도된 바 있다. 5월 단체들의 장기간 별관 점거농성 등으로 문화전당 건립 공정에 차질이 빚어져 업체에 해당 금액을 물어 준 만큼 국고 손실의 책임을 가리겠다는 내용이다.

그럼에도 정부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도 장관은 “광주시 및 관련 단체들과 협의해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했으며 이낙연 국무총리도 “여러 가지를 고려해서 현명하게 결정하겠다”고 밝혀 철회의 여지를 남겼다.

이와 관련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사례는 참고할 만하다. 애초 해군은 해군기지 공사 지연 책임을 묻기 위해 주민과 시민 단체를 상대로 수십억 원의 구상권을 청구할 계획이었으나 갈등 치유와 국민 통합이라는 명분으로 소송을 취하했다. 5월단체에 대한 구상권 청구 역시 정부가 대승적 차원에서 철회함으로써 또 다른 갈등과 분열을 막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