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가 ‘천적’ 잡고 6위로 뛰어올랐다.



KIA가 8일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장단 12안타로 12-4 승리를 거뒀다. 반 경기 차로 삼성을 쫓던 KIA는 3연승에 성공하면서 6·7위 자리를 맞바꿨다.



삼성의 고졸 신인 양창섭에게 올 시즌 17.2이닝 동안 1점을 만드는 데 그치면서 3패를 기록했던 타자들이 반전의 경기를 펼쳤다.



아시안게임 휴식기 이후 첫 등판에 나선 양현종이 1회 첫 타자 박해민에게 좌중간 2루타를 허용한 뒤 구자욱에게 연속 안타를 맞으며 1실점을 했다. 첫 이닝에서 실점은 했지만 양현종이 2·3회를 연속 삼자범퇴로 막으면서 분위기를 끌고 왔다.



그리고 3회말 공세가 시작됐다. 김선빈의 역전 투런이 신호탄이었다.



김민식의 우전안타로 만들어진 1사 1루. 김선빈이 양창섭의 140㎞짜리 직구를 잡아당겨 좌중간을 넘기며 역전극을 연출했다.



1점의 박빙의 리드가 이어지던 5회말. 최형우가 6년 연속 20홈런과 함께 ‘해결사’가 됐다.



2사 이후 타선의 집중력이 돋보였다. 김민식의 볼넷에 이어 김선빈의 좌전 안타가 나왔다. 버나디나까지 볼넷을 골라내면서 2사 만루, 이명기가 우중간을 가르면서 4-1을 만들었다.



이어 최형우의 방망이가 폭발했다. 2사 2·3루에서 세 번째 타석을 맞은 최형우는 131㎞짜리 슬라이더를 공략해 중앙을 가르는 비거리 130ｍ의 스리런을 터트렸다. 시즌 20호.



최형우는 이 홈런으로 ‘국민타자’ 이승엽에 이어 KBO리그 통산 두 번째 6년 연속 20홈런 주인공이 됐다.



여기에서 끝이 아니었다.



안치홍과 이범호가 연속 안타로 흐름을 이었고, 타자 일순해 5회 두 번째 타석에 선 유민상이 양창섭의 138㎞ 직구를 잡아당겨 우중간 담장 넘는 쐐기포를 장식했다.



이 홈런과 함께 양창섭의 KIA전 연승도 끊겼다. KIA를 상대로 3경기에서 0.51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던 양창섭은 4.2이닝 10피안타(3피홈런) 2볼넷 1탈삼진 10실점의 부진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KIA전 평균자책점은 4.43으로 뛰어올랐다.



타선의 화끈한 지원을 받은 양현종은 6이닝을 4피안타 1볼넷 4탈삼진 1실점으로 막으면서 시즌 12승에 성공했다. 96구를 던진 양현종은 72개의 공을 스트라이크존에 집어 던지는 공격적인 피칭을 선보였다.



양현종은 “앞서 중간 투수를 많이 써서 볼넷 안 주려고 공격적으로 했다. 최대한 이닝을 길게 던지려고 생각했다”며 “대표팀 다녀와서 휴식 잘 취하고 그래서 체력적으로 힘든 것은 없었다. 1회 부담은 됐었는데 타자들이 잘 해주었다”고 말했다.



또 “우리팀 1승 1승이 중요하다. 이기는 게 중요하다. 우리 선수들도 이기려고 노력하고 있고, 1승의 소중함을 느끼고 있다. 무조건 가을 잔치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결승타의 주인공이 된 김선빈은 “그동안 우리팀이 양창섭에게 좋지 못했는데 타격 코치님께서 초구부터 적극적으로 치라고 이야기하셨다. 공격적으로 승부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