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진수 광주전남연구원 초빙연구위원] 맛의 방주와 전통주
2018년 08월 31일(금) 00:00 가가
이탈리아에 본부를 둔 비영리 국제기구인 슬로푸드 국제본부는 1996년부터 글로벌화로 획일적이 된 식문화 탓에 소멸 위기에 처한 지역의 전통 음식과 문화를 보존하기 위해 ‘맛의 방주’(Ark of Taste) 프로젝트를 시행하고 있다.
맛의 방주 선정기준은 특징적인 맛을 가지고 있을 것, 특정 지역의 환경, 문화, 경제, 역사와 연결되어 있을 것, 전통적 방식으로 생산되며 소멸할 위기에 처해 있어야 한다. 후보를 정해 슬로푸드 국제본부 산하 생산종다양성재단에서 승인해 최종적으로 선정되며 148개국 4836개 품목이 올라와 있다. 우리나라는 삭힌 홍어, 식혜 등 총 96개 맛의 방주를 보유하고 있다. 전통주로는 평양의 감홍로, 제주도 강주, 강원도 감자 막걸리 3개가 선정되어 있다.
우리나라 전통주는 지역마다 오랜 기간 내려져 온 전통 비법에 의해 제조되어 그 정성과 특유의 맛과 향이 유명하다. 고려시대의 이규보나 조선시대의 김시습, 서거정, 정철을 필두로 한 많은 문인들이 술을 자신의 시편속에 담고 있다. 정몽주는 선죽교에서 살해당하던 날에도 만취되어 있었으며 죽어서도 차마 술을 잊지 못해 조선 성종때의 학자 손효순의 꿈에 나타나 술을 청해 마셨다는 기록까지 남아 있다. 우리나라 전통주의 명맥은 일제 강점기 조선 총독부가 1909년 주세법을 공포하면서 주류 제조 허가를 받은 양조장 이외의 주막이나 가정에서의 주류 제조를 금지하면서 끊어졌다. 해방 이후 부족한 식량 사정으로 인해 쌀로 만든 증류식 소주의 제조가 금지되면서 전통주의 명맥이 완전히 단절되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고구마, 당밀 등을 원료로 생산한 알콜 원액을 물에 타 제조한 희석식 소주가 주류를 이루었다. 희석식 소주는 술의 본령이라고 할 수 있는 증류 과정을 거치지 않은 화학주로 맛과 향으로 전통주를 따라갈 수 없을 뿐 아니라 술을 과하게 마시면 다음날 머리를 아프게 하는 부작용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술로 이름을 얻은 지역으로는 진도의 홍주, 안동의 소주, 포천의 막걸리, 한산의 소곡주를 꼽을 수 있다. 술을 문화 자산으로 삼은 지역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아직 본격적으로 관광 자원으로 활용하고 있지는 못한 실정이다.
세계를 여행하다 보면 술 마을이나 양조장들이 지역 음식과 버무려져 관광 자원이 되고 축제가 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일본정부는 2011년 문화 수출 프로젝트인 ‘쿨 재팬’(Cool Japan)을 통해 일식의 세계화를 추진하고 2013년 12월 음식 문화로는 네 번째로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에 일식을 등재하였다. 2012년 일본을 대표하는 술로 사케를 선정하고 외국 관광객 대상으로 사케 양조장 견학 프로그램 운영, 해외 고급 레스토랑 및 백화점 관계자를 초청 사케 시음회를 개최했다.
일본 지방자체단체에서 주관하는 사케 축제도 많은데 일례로 설국의 고향으로 유명한 일본 니가타현에서는 스시, 온천, 사케를 결합한 관광 상품을 운영하고 있다. 매년 3월 사케 축제인 “사케노진”을 개최하며 지역내 96개 양조장들이 최고의 사케를 출품하는 이틀간의 축제 기간 동안 매년 15만 명이 방문한다.
일본의 사케와 중국의 마오타이주 등 백주는 고급 술의 이미지를 구축해 2016년 통계로 사케는 1억 4361만 달러, 백주는 4억 6789만 달러를 수출했다. 반면 막걸리 등 우리나라 전통주는 1823만 달러에 불과하다. 그나마 2011년 5880만 달러로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2013년 2573만 달러, 2015년 1915만 달러 등으로 매년 감소하고 있는 추세이다.
세계적으로 술 소비 전체가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프리미엄급 고급 술시장만 성장하고 있다. 취하는 술에서 문화와 관광을 즐기는 술 문화로 바뀜에 따라 술이 지역의 문화와 역사, 그리고 음식과 연동되어 있지 않으면 성장하기 어렵다. 대기업에서 대량 생산한 술 제품은 감소 추세이고 프랑스의 보르도처럼 지역에 밀착한 풍부한 스토리텔링을 가진 술만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
음식과 술은 실과 바늘처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 남도 음식은 호남의 멋과 한과 정성을 보여주는 세계 경쟁력 있는 문화 상품이며 실제로 맛과 인심으로 다른 지역을 압도하고 있다. 음식 문화가 가장 발달한 지역에서 지역 전통주 하나 맛의 방주에 올리지 못하고 있는 점은 실로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남도 음식과 술의 세계화. 고급화는 최우선 당면 과제이다.
맛의 방주 선정기준은 특징적인 맛을 가지고 있을 것, 특정 지역의 환경, 문화, 경제, 역사와 연결되어 있을 것, 전통적 방식으로 생산되며 소멸할 위기에 처해 있어야 한다. 후보를 정해 슬로푸드 국제본부 산하 생산종다양성재단에서 승인해 최종적으로 선정되며 148개국 4836개 품목이 올라와 있다. 우리나라는 삭힌 홍어, 식혜 등 총 96개 맛의 방주를 보유하고 있다. 전통주로는 평양의 감홍로, 제주도 강주, 강원도 감자 막걸리 3개가 선정되어 있다.
세계를 여행하다 보면 술 마을이나 양조장들이 지역 음식과 버무려져 관광 자원이 되고 축제가 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일본정부는 2011년 문화 수출 프로젝트인 ‘쿨 재팬’(Cool Japan)을 통해 일식의 세계화를 추진하고 2013년 12월 음식 문화로는 네 번째로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에 일식을 등재하였다. 2012년 일본을 대표하는 술로 사케를 선정하고 외국 관광객 대상으로 사케 양조장 견학 프로그램 운영, 해외 고급 레스토랑 및 백화점 관계자를 초청 사케 시음회를 개최했다.
일본 지방자체단체에서 주관하는 사케 축제도 많은데 일례로 설국의 고향으로 유명한 일본 니가타현에서는 스시, 온천, 사케를 결합한 관광 상품을 운영하고 있다. 매년 3월 사케 축제인 “사케노진”을 개최하며 지역내 96개 양조장들이 최고의 사케를 출품하는 이틀간의 축제 기간 동안 매년 15만 명이 방문한다.
일본의 사케와 중국의 마오타이주 등 백주는 고급 술의 이미지를 구축해 2016년 통계로 사케는 1억 4361만 달러, 백주는 4억 6789만 달러를 수출했다. 반면 막걸리 등 우리나라 전통주는 1823만 달러에 불과하다. 그나마 2011년 5880만 달러로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2013년 2573만 달러, 2015년 1915만 달러 등으로 매년 감소하고 있는 추세이다.
세계적으로 술 소비 전체가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프리미엄급 고급 술시장만 성장하고 있다. 취하는 술에서 문화와 관광을 즐기는 술 문화로 바뀜에 따라 술이 지역의 문화와 역사, 그리고 음식과 연동되어 있지 않으면 성장하기 어렵다. 대기업에서 대량 생산한 술 제품은 감소 추세이고 프랑스의 보르도처럼 지역에 밀착한 풍부한 스토리텔링을 가진 술만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
음식과 술은 실과 바늘처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 남도 음식은 호남의 멋과 한과 정성을 보여주는 세계 경쟁력 있는 문화 상품이며 실제로 맛과 인심으로 다른 지역을 압도하고 있다. 음식 문화가 가장 발달한 지역에서 지역 전통주 하나 맛의 방주에 올리지 못하고 있는 점은 실로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남도 음식과 술의 세계화. 고급화는 최우선 당면 과제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