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출신 작가 티부이는 남베트남 패망 이후 1978년 보트피플이 돼 어릴 적 부모와 함께 미국으로 이주했다. 그녀가 펴낸 그래픽 노블 ‘우리가 했던 최선의 선택’은 ‘그림으로 그린 베트남 회고록’이다.

1등만을 강요하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보상을 해주는 어머니, 무능했고 무뚝뚝하기만 했던 아버지를 이해할 수 없었던 저자는 부모님의 삶을 거슬러 올라가는 과정에서 베트남의 슬픈 역사를 마주한다. 누구도 바라지 않았을 프랑스 침략, 식민 지배, 미군의 개입, 분단과 전쟁을 거쳐오면서 부모를 비롯한 당시 사람들은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었을까 생각하며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삽화가로도 꾸준히 활동한 그녀는 ‘그림책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칼 데콧상을 받으며 작품성을 인정받았으며 그래픽 노블 데뷔작인 이번 책 역시 탄탄한 스토리와 개성있는 그림체로 깊은 인상을 남긴다.

책의 처음은 2005년 주인공의 분만 현장이다. 그녀는 오랜 시간 진통을 하며 부모가 된다는 것, 자신을 낳았던 어머니의 마음을 헤아려보게 되고 어렵사리 아들을 낳는다. 이어 작품은 어머니가 티부이를 낳은 1975년 사이공 어느 병원으로 이어진다.

이후 작품은 베트남에서 부모의 삶을 좇는다. 화려한 연회를 열 정도로 부유한 환경에서 자랐던 그녀 부모의 삶은 결혼 후 베트남 전쟁이 터지고 남베트남이 패먕하며 예측하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한다.

2017 빌게이츠 선정 올해의 추천도서 등에 언급되면서 화제가 됐다.

<내 인생의 책·2만원>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