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광산구에 학생수 대비 고교가 부족하다보니 원거리 고교 배정, 과밀학급 등 부작용이 반복돼 학생과 학부모의 불만이 높다.

학부모들은 “광산구에 고교를 신설하거나 타 자치구 소재 고교의 광산구 이설을 적극 추진하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광산구는 광주시교육청의 고교 신설 불가 방침에 따라 원도심에 있는 사립고교의 관내 이설까지 추진하고 있다.

13일 광산구와 학부모 등에 따르면 광산구에 있는 16개 고교 가운데 일반고는 10개교 뿐으로 광산구 지역 고교 신입생을 수용하지 못하고 있다. 매년 수백여명에 달하는 광산구 소재 중학교 졸업생이 타 자치구 고등학교에 배정되는 현상이 되풀이되고 있다. 이들은 등·하교 시간만 한시간 이상 소요되는 등 큰 불편을 겪고 있다는 게 학부모들의 주장이다.

최근 3년간 광산구에서 타 자치구 고교에 배정돼 불편을 겪고 있는 신입생 숫자만 지난 2016년 1382명, 2017년 939명, 2018년 798명 등 3119명에 이른다. 최근 광산구에서 중학교 졸업생이 일시적으로 감소하면서 타 자치구 배정이 다소 줄어들긴 했지만, 오는 2021년까지 광주시 전체 신입생 대비 광산구 신입생 비율은 높아질 것으로 전망돼 앞으로 매년 수백여명의 학생들이 관외 학교로 배치될 처지다.

광산구는 이 때문에 수완동에 사립고를 유치하기 위한 중·장기 계획을 추진하고 있으나 시 교육청이 향후 신입생이 감소할 것이라며 고교 신설에는 부정적인 입장이어서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광산구는 광주 동구에 있는 살레시오여중·고를 관할하는 학교법인 살레시오수녀학원이 ‘학교를 광산구로 옮기고 싶다’는 의견을 밝혀오자 이설을 본격논의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전 부지 매입’이라는 벽에 막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치솟는 광산구 땅값 때문에 원도심에 위치한 학교부지를 팔더라도 새 학교 부지를 매입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광산구 교육지원과 김양숙 과장은 “신설 학교 설립이 어렵다는 시교육청 방침에 따라 학생수가 감소하고 있는 관외 학교의 이설을 추진하고 있다”며 “동구 살레시오 여중·고와 이설을 협의하고 있으나 관련 부지매입 때문에 난항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시교육청은 “살레시오 여중·고가 광산구로 이설하고 싶다는 뜻을 밝혀왔으나 타 학교와의 형평성 문제 등으로 인해 시교육청이 직접 도울 수 있는 부분은 없다”며 “교육부에도 원도심 학교가 신도심으로 이전할 경우 지원을 해달라고 요구했으나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했다.

광산구 학부모들은 “고교가 부족하다 보니 학생들이 수년간 과밀학급 등 열악한 교육환경에서 불편을 겪어 왔다” 며 “교육당국이 직접 나서 교육환경을 개선해 줄 것”을 요구했다.

한편 광산구 하남지구에는 고교가 단 1곳도 없으며 수완지구는 4개 고교가 있으나 신입생 숫자를 수용하지 못해 25명인 학급당 인원수를 초과한 30여명 이상씩 과밀학급으로 운영되고 있다.

/최승렬 기자 srchoi@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