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개별소비세(개소세) 인하에 발맞춰 내수(內需) 부진을 회복하려는 국내 완성차업계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수입차 공세에 밀려 고전하던 자동차 업계는 18일 내수 활성화를 위한 자동차 개별소비세 한시 인하 방침이 발표되자 화답하듯 추가 할인 판매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판촉 전쟁에 들어갈 태세다.

◇2년 만에…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정부는 이날 ‘하반기 이후 경제여건 및 정책방향’과 ‘저소득층 일자리·소득지원 대책’을 발표하면서 내수 진작을 위한 조치로 승용자동차(경차 제외), 이륜자동차, 캠핑용 자동차 등에 대해 연말까지 개소세를 현행 5%에서 3.5%로 인하키로 했다. 정부는 늦어도 내달까지 시행령을 개정해 하반기에 본격적으로 시행하는 한편, 시행령 개정 전이라도 오는 19일 이후 출고분에 대해서는 개소세 인하를 적용토록 한다는 방침이다.

승용차 개소세 인하는 2015년 8월 말∼2016년 6월 인하 이후 처음이다. 당시에도 개소세를 3.5%로 낮췄다.

당시 승용차 월평균 판매량은 14만7000대로 지원 직전 3개월 평균보다 1만대(7.3%) 증가했다는 점에서 이번 조치로 월평균 1만대 정도의 승용차 판매 증가 효과가 있을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지난 2012년 9월∼2012년 12월 인하 때도 월평균 11만8000대가 팔려 지원 직전 3개월 평균 10만4000대보다 1만4000대(13.4%) 더 팔렸다.

정부는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105.5)가 14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고 차 내수판매와 생산·고용·수출 부진, 통상마찰 피해가 우려되는 점을 감안, 소비 진작 효과가 큰 자동차 개소세 인하를 결정했다. 개소세 인하 조치로 올해 민간 소비가 0.1∼0.2%포인트, 국내총생산(GDP)은 최대 0.1%포인트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부는 아울러 경유 차량을 조기 폐차하면 새 차 개소세는 100만원 한도로 1.5%로 깎아주기로 하고 법 개정작업을 추진, 정기국회 심의를 거쳐 내년 1월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새 차 장만해볼까=정부의 개별소비세 인하 정책에다, 자동차 기업들의 차값 추가 할인까지 겹쳐 차종(車種)에 따라 최소 20만원에서 최대 288만원까지 할인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올 하반기가 새 자동차를 장만하려는 소비자들에게 보기 드문 적기(適期)가 될 전망이다.

현대차의 경우 개소세 인하에 따라 차종 별로 21만~87만원까지, 제네시스는 69만~288만원까지 할인을 받을 수 있다. 기아차는 29만원에서 171만원까지 소비자 가격이 각각 낮아진다.

기아차는 K3, K5, K7, 스포티지, 쏘렌토, K5 HEV, K7 HEV 모델들에 20만원 추가 할인 혜택을 적용한다. 기존 할인 혜택에 추가 할인까지 더해지면 각각 50만원, 50만원, 100만원의 할인을 받을 수 있다는 게 기아차 설명이다. 현대·기아차는 이와 별도로 7년 이상 경과한 노후 자동차를 교체하는 고객에게 30만원을 추가로 지원하는 ‘노후차 교체 특별지원’도 마련했다.

기존 노후차를 팔고 기아차 스포티지를 구입하는 고객의 경우 ▲개별소비세 인하 39만~54만원 ▲기존 할인 조건 80만원 ▲추가 할인 혜택 20만원 ▲노후차 교체 지원 30만원 등을 더해 169만~184만원의 혜택을 받게 된다는 게 기아차 설명이다.

쌍용차도 티볼리 아머, 코란도 C, G4렉스턴 등에 대해 30만~82만원까지 할인된 가격의 프로그램을 마련, 소비자 공략에 들어갈 계획이다. 한국지엠(GM)도 말리부 최대 57만원, 트랙스 최대 43만원, 이쿼녹스 최대 53만원 각각 인하해 판매한다. /김지을 기자 dok2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