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월 출범하는 5·18진상규명조사위원회가 아르헨티나의 과거사 정리 과정을 참고해야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5·18기념재단은 17일 연구보고서 ‘불처벌을 넘어서:아르헨티나 이행기 정의 실천과 시사점’을 발표했다.

최용주 비상임연구원이 작성한 이 보고서에 따르면 아르헨티나는 군부독재 시절에 자행된 혹독한 인권탄압과 국가폭력의 가해자들을 철저하게 사법처리하는 등 모범적으로 실천한 국가로 평가된다는 분석이다.

아르헨티나는 1976년부터 1983년까지 군부독재를 거쳐서 민주주의 시대로 들어섰다. 민주주의 체제가 들어선 후 여전히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군부세력의 압력을 극복하고 사면된 전직 대통령과 군 통수권자를 다시 구속해 처벌하는 등 30여 년에 걸쳐서 인적청산 작업을 추진했다.

이 보고서는 아르헨티나 사례와는 달리 광주에서는 광범위하게 자행된 인권 유린에 대한 처벌이 전혀 없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전두환 신군부의 조직적 폭력을 국제법상 ‘인도에 반한 범죄’(crimes against humanity) 관점에서 재조사해야 하고, 5·18 당시 현장 지휘관들에 대한 광범위한 조사를 제시하고 있다.

한편, 재단은 칠레·우루과이·브라질·멕시코·대만 등의 과거청산 사례를 발굴·분석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김용희 기자 kimy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