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청년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공기관 채용 확대를 추진하고 있지만 나주 빛가람혁신도시에 입주한 공공기관의 신규직원 채용 중 정규직 비중이 줄어들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공기업과 공공기관들이 고용 규모 자체를 키우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현 정부의 ‘비정규직 제로 정책’ 기조 아래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의 무기계약직을 대거 채용하는 등 일각에서는 편법을 취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17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빛가람혁신도시 입주 공기업·공공기관 12곳의 신규 채용규모는 187.5명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정규직은 82.93% 수준인 155.5명이고, 무기계약직은 17.06% 수준인 32명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올해 입주기관들의 신규채용에서의 정규직 비중이 최근 몇 년 사이 크게 떨어졌다는 점이다.

당장 지난해에는 연간 신규채용 2801.5명 가운데 정규직 비중은 95.30%인 2670명이었다.

또 지난 2016년에도 총 2248.75명 중 정규직은 2148.75명으로 95.55%를 차지했다. 최근 2년간 정규직 비중이 95% 수준을 이어오다가 올해 1분기에 접어들면서 갑자기 83% 수준으로 하락했다는 뜻이다.

반면, 무기계약직 비중은 2016년 4.44%(100명), 2017년 4.69%(131.5명) 등 5% 이하를 기록하다가 올해 1분기에는 17.06% 수준으로 치솟았다.

일례로 한국농어촌공사의 경우 2016년 144.75명의 신규직원 중 무기계약직은 9명을 채용해 무기계약직 비중이 6.2%에 불과했다. 2017년에는 560명 중 61명을 채용하면서 10.89%까지 올랐다가 올해 1분기에는 52명 중 14명의 무기계약직을 채용하면서 그 비중이 무려 26.92%까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한국인터넷진흥원의 경우 무기계약직 직원 채용 비중이 2016년 27.94%(38명)에서 지난해 34.66%(26명)까지 오르다가 급기야 올해 1분기에는 12명의 신규직원을 100% 무기계약직으로 채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역시 신규채용때 무기계약직 비중이 2016년 45.83%(33명)에서 지난해 45.45%(35명)로 매년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으며, 올해 역시 3명을 채용하면서 66.66% 수준인 2명을 무기계약직으로 채용한 사실이 확인됐다.

일단 올해 1분기 채용규모가 지난해 신규채용의 6.69% 수준에 불과한 상황이다. 정부의 일자리 정책에 따라 입주 공기업·공공기관의 채용규모가 예년보다 늘어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아직은 속단하기 이르지만, 당장 무기계약직 비중을 높이려는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고용의 질이 나빠지는 것 아니냐는 부정적인 시각도 흘러나오고 있다.

지역의 한 경제전문가는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고용규모를 늘려야 하는 기관들 입장에서 무기계약직 비중을 늘리는 게 효과적일 수 있다”며 “무엇보다 일자리 규모가 늘어나는 만큼 단순히 고용의 질이 나빠졌다고 무조건 지적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기웅 기자 pboxer@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