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감사위원회가 공무원들의 부당한 행정 행위를 적발했다며 검찰에 수사 의뢰했으나 무혐의 처분이 내려졌다. 시 감사위원회가 일부 감사위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수사 의뢰를 한 데다 대상에 고위 공무원들이 포함돼 있어 실적을 올리기 위해 무리수를 썼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시 감사위원회는 친환경자동차산업 투자 유치와 관련해 자문 법무법인 선정 입찰 과정에서 부당 개입한 사실을 적발했다며 2개월여 전에 3·4급 공무원과 광주그린카진흥원 관계자 등 네 명을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 그러나 광주지검 특수부는 두 달이 넘는 수사를 거쳐, 입찰 과정에서 평가 기준·배점·평가위원 선정·심사 기준 등을 조사한 결과 불공정하다고 판단할 만한 내용은 없었다고 최근 밝혔다.

광주시는 대기업과의 자동차 합작법인 설립 문제에 대한 법률 자문을 해 줄 법무법인 우선협상 대상자를 광주그린카진흥원의 입찰공고를 통해 선정했다. 그러나 시 감사위원회는 “1억 7000만 원 상당의 미래형 자동차사업 관련 자문 법무법인 선정 입찰에 공무원들이 부당 개입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었다. 시 감사위는 애초 자동차밸리 기부금 사용 내역과 메드라인 투자 정보 유출 등에 대한 감사를 벌였다가 결론을 내지 못한 상태에서 또다시 입찰 관련 업무까지 감사했으나 별다른 소득을 올리지 못했다. ‘억지 감사’라는 눈총까지 사고 있는 것은 그 때문이다.

시 감사위의 성역 없는 감사에 이의를 제기하는 시민들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시 감사위의 일련의 감사 행태는 광주시의 대외적인 이미지 실추는 물론 자칫 투자 유치 실패로 이어질 뻔했으며, 관련 공무원들의 명예마저 크게 훼손했다. 다시는 이처럼 실적 위주의 ‘아니면 말고 식’ 억지 감사가 있어서는 안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