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네이비실이 지난 10일(현지시간) 동굴에 갇혀있던 13명의 유소년 축구팀 소년과 코치 전원구조 소식을 페이스북을 통해 전하자 태국 국민들과 전 세계인들이 일제히 환호했다.

특히 4년 전 세월호 아픔을 간직한 대한민국 국민들의 관심도 높았고,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세월호 참사를 떠올리며 조난당한 이들의 책임자가 보인 태도와 구조과정을 비교하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11일 트위터에 관련 소식을 언급하고 “세계가 태국의 기적을 지켜봤다”면서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국가의 역할을 보았다”고 적었다.

◇전 세계 환호 속 축하 메시지 쇄도=소셜미디어에는 실종됐던 13명을 찾아내고 구조해준 영웅들에 대한 감사의 메시지가 쇄도했다. “당신은 우리의 영웅”이라는 메시지가 끊임없이 이어졌고, 구조대원들과 돌아온 13명의 소년 및 코치를 소재로 한 그림도 넘쳐났다.

구조현장을 2차례나 방문했던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도 “모두에게 음식을 대접할 것”이라며 다국적 구조대원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하기 위한 행사를 마련할 것임을 예고했다. 쇼핑몰 등을 운영하는 센트럴그룹 등 유통기업들도 동굴 소년들의 전원 생환을 기념하는 이벤트를 발표하기도 했다.

해외에서도 축하 메시지가 속속 전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위험천만한 동굴에서 12명의 소년들과 코치를 무사히 구조한 태국 네이비실에 축하의 인사를 전한다”며 “아주 아름다운 순간이다. 모두가 자유로워졌다. 아주 잘했다”고 언급했다.

영국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도 트위터에 “13명이 모두 안전하다는 소식을 듣고 안도했다”며 생환한 소년들과 코치를 홈구장인 올드 트래퍼드로 초청한다고 밝혔다.

◇달라도 너무 달랐다=동굴에 갇혀있던 엑까폰 코치는 소년 12명이 모두 구조된 뒤 가장 늦게 동굴을 빠져나왔다. 구조작업 중에는 소년들을 기다리는 가족들에게 “죄송하다. 아이들을 책임지고 보살피겠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세월호 참사에서 단원고 학생들을 포함한 승객들의 대피 보다는 자신들이 먼저 배를 빠져나온 이준석 선장을 비롯한 항해사와 기관장 등 선원들과 비교되는 부분이다.

이 선장 등은 당시 승객들에게는 “선내에서 움직이지 말고 기다리라”는 안내방송을 내보내고 자신들들은 해경 함정으로 몸을 피했다.

태국 정부의 구조 작업도 재난 현장에서의 또 하나의 교훈으로 꼽히고 있다. 소년들의 가족들을 배려하기 위해 구조 현장에 취재진을 철저히 통제했고, 하루 이틀 전 먼저 구조된 소년들의 신원도 발표하지 않았다. 아직 동굴 안에 남아있는 소년들의 가족이 더 큰 상처를 받을까 하는 배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에는 이번 태국 동굴 소년 구조와 세월호를 비교하며 “태국 소년들을 보며 우리 세월호 아이들이 생각났다”면서 “우리도 할 수 있었는데…”라는 아쉬움이 많았다.

/오광록 기자 kroh@·연합뉴스